(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송파구 다중체외진단전문회사 피씨엘(PCL) 중앙연구소에 코로나19 유전자 검사키트(PCLMD nCoV one step RT-PCR kit)가 진열 돼 있다. 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용으로, 고 민감도 검출을 할 수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
18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미국 FDA 논란과 관련된 진단법은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항원 항체 검사법이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진단시약 5개는 모두 '리얼타임 RT-PCR(Real-time reverse transcriptation PCR,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법)'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 중 4개 시약이 미국 FDA에서 승인을 대기 중이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주임과장(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은 "유럽 같은 경우 의약제품에 대해 CE마크를 적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긴급승인하지 않은 진단키트도 승인한 걸로 알고 있다"며 "FDA 승인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검사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분자진단법(RT-PCR), 배양법, 항원 항체 검사법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리얼타임 RT-PCR'은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한 진단법이다. 환자 검체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를 증폭시켜 바이러스 유무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최소 3시간에서 최대 6시간이면 검사 결과가 나온다. 정확도도 98% 이상으로 진단법 중에서 가장 정확하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승인한 또 다른 검사법인 배양법은 연구소 등에서 바이러스의 특성 등을 연구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일반병원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해 검사하는 방식이라 위험하고 검사시간도 2~7일이 소요돼 확진용으론 실효성이 없다.
미국 FDA에서 문제 삼은 항원 항체 검사법은 임신 진단키트와 원리가 동일하다. 보통 항원이나 항체를 검사할 땐 면역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한다. 항원을 검사할 경우 항체를 고정시킨 키트에, 항체를 검사할 경우 항원을 고정시킨 키트에 체액을 흘려 항원-항체 결합 여부를 확인하는 식이다. 스트립을 따라 흐르던 항원이 항체와 결합하면 밴드를 형성하면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분 내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70% 이하라 확진검사법으론 유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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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원항체검사법 도입 중?…"확진용 아냐…보조수단"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확진자는 248명이 추가돼 총 확진자수는 7382명이라고 밝혔다. 2020.3.9/뉴스1
그러나 항원 항체 검사법이 도입되더라도 '확진검사법'으로 사용되진 않을 전망이다. 모든 진단법을 통틀어 RT-PCR의 민감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항원 항체 검사법이 △격리해제를 판단할 경우 △응급실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왔을 경우 △무증상 감염으로 감염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보조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자가격리 해제할 때 음성이 나왔다가 다시 양성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특히 무증상 환자가 완치됐는지 헷갈릴 땐 항원 항체 검사법으로 크로스체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주임과장은 "증상이 없어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과거에 감염됐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땐 항체 검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로선 신뢰할 수 있을만한 항체 검사가 개발되지 않았고 코로나19 유행도 종식되지 않아 급성기 감염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새 진단법의 필요성이 높을 거 같진 않고 중기 이후 전략을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