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단키트 논란?…RT-PCR은 적절, 신속진단법은 부적절?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3.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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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송파구 다중체외진단전문회사 피씨엘(PCL) 중앙연구소에 코로나19 유전자 검사키트(PCLMD nCoV one step RT-PCR kit)가 진열 돼 있다. 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용으로, 고 민감도 검출을 할 수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한 26일 서울 송파구 다중체외진단전문회사 피씨엘(PCL) 중앙연구소에 코로나19 유전자 검사키트(PCLMD nCoV one step RT-PCR kit)가 진열 돼 있다. 이 진단키트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용으로, 고 민감도 검출을 할 수 있다. 현재 긴급사용승인 신청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이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7일만이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12명이다. 2020.2.26/뉴스1


최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적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한국의 진단키트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인데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진단키트라며 선을 그었다. 오히려 국내에서 사용 중인 RT-PCR 방식 진단키트는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미국 FDA 논란과 관련된 진단법은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항원 항체 검사법이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진단시약 5개는 모두 '리얼타임 RT-PCR(Real-time reverse transcriptation PCR,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법)'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 중 4개 시약이 미국 FDA에서 승인을 대기 중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RT-PCR 진단 횟수는 46만건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국내 RT-PCR 키트만큼 임상검체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 진단시약이 없기 때문에 경쟁력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주임과장(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은 "유럽 같은 경우 의약제품에 대해 CE마크를 적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긴급승인하지 않은 진단키트도 승인한 걸로 알고 있다"며 "FDA 승인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검사법 크게 세 가지…종류는?
진단검사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분자진단법(RT-PCR), 배양법, 항원 항체 검사법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리얼타임 RT-PCR'은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한 진단법이다. 환자 검체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를 증폭시켜 바이러스 유무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최소 3시간에서 최대 6시간이면 검사 결과가 나온다. 정확도도 98% 이상으로 진단법 중에서 가장 정확하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승인한 또 다른 검사법인 배양법은 연구소 등에서 바이러스의 특성 등을 연구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일반병원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해 검사하는 방식이라 위험하고 검사시간도 2~7일이 소요돼 확진용으론 실효성이 없다.

미국 FDA에서 문제 삼은 항원 항체 검사법은 임신 진단키트와 원리가 동일하다. 보통 항원이나 항체를 검사할 땐 면역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한다. 항원을 검사할 경우 항체를 고정시킨 키트에, 항체를 검사할 경우 항원을 고정시킨 키트에 체액을 흘려 항원-항체 결합 여부를 확인하는 식이다. 스트립을 따라 흐르던 항원이 항체와 결합하면 밴드를 형성하면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분 내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70% 이하라 확진검사법으론 유효하지 않다.


◇항원항체검사법 도입 중?…"확진용 아냐…보조수단"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확진자는 248명이 추가돼 총 확진자수는 7382명이라고 밝혔다.  2020.3.9/뉴스1(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확진자는 248명이 추가돼 총 확진자수는 7382명이라고 밝혔다. 2020.3.9/뉴스1
다만 방역당국은 RT-PCR 이외의 다른 진단법에 대해서도 추후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감염 이후 항체 형성 여부와 PCR진단에서 음성으로 전환됐을 때 정확한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선 항체검사법도 필요하다"며 "다른 진단법도 식약처에서 기존 허가 트랙으로 접수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원 항체 검사법이 도입되더라도 '확진검사법'으로 사용되진 않을 전망이다. 모든 진단법을 통틀어 RT-PCR의 민감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항원 항체 검사법이 △격리해제를 판단할 경우 △응급실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왔을 경우 △무증상 감염으로 감염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보조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자가격리 해제할 때 음성이 나왔다가 다시 양성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특히 무증상 환자가 완치됐는지 헷갈릴 땐 항원 항체 검사법으로 크로스체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주임과장은 "증상이 없어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과거에 감염됐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땐 항체 검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로선 신뢰할 수 있을만한 항체 검사가 개발되지 않았고 코로나19 유행도 종식되지 않아 급성기 감염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새 진단법의 필요성이 높을 거 같진 않고 중기 이후 전략을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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