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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길' 막힌 SW기업…150개국 입국 제한에 '한숨'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0.03.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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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최대 수출국 日 전시회 참가 줄줄이 취소도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해 도쿄 올림픽을 기회로 생각해서 일본 IT전시회 참가 부스를 꾸리는 데만 2억 원 넘게 들였는데 다 '물거품'이 될 판입니다. 행사가 강행된다고 해도 사실상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네요." (A소프트웨어제조사)

"지난 2월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 보안 콘퍼런스인 'RSA 2020'에 참여해 비즈니스 문의를 많이 받았는데 출장이 '올스톱'되면서 진척이 어렵네요. 올해 해외 진출 기회는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B보안솔루션 기업)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면서 소프트웨어(SW)기업의 신규 수출 경로가 사실상 막혔다. 각종 해외 전시회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입국제한 조치로 참여를 자체적으로 포기하면서 연초 세운 수출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게 됐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 출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금지나 격리, 검역 강화 등의 조치에 나선 국가(지역)는 모두 150개국이다.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의 80%에 육박하는 수치다. 150개 국가 중 한국발 입국금지를 시행 중인 국가가 90개다.

입국 제한 조치가 늘어나자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찾던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들도 대안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수출의 각각 22.7%(3540만 달러), 21.4%(3341만 달러)를 차지한 가장 큰 시장이다.

글로벌 출입국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중국을 주요 거래선으로 두고 있는 기업들이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장길이 막히면 고객 미팅, 기술 지원 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 국제전시장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IT전시회 '재팬 IT 위크 2020' 참가 계획을 취소했다.

당초 협회는 이 행사에 10개 기업을 참가시켜 한국관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철회한 것이다. 국내 많은 SW기업들이 일본 시장을 겨냥해 참가하는 대형 행사지만 현재 상황으로선 행사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수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SW업체 관계자는 "주최 측에 행사 취소나 참가비 환불 등을 문의했지만 현재로선 확답을 받은 게 없다"며 "행사가 그대로 강행될 경우엔 일본 지사 인력들로만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수닷컴의 자회사인 문서보안업체 스패로우 역시 수년째 참가하던 이 전시회 참가를 취소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역시 중앙정부에서 입국 정책에 대한 권한을 강하게 행사하면서 해외 지사를 두고 있지 않는 한 기업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인 베이징시를 포함 23개 시성구에서 한국인이 입국할 경우 14일간 지정시설에 격리하고 있다.

한 SW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꺾이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며 "국내 SW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글로벌 영업·마케팅마저 벽에 부딪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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