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까지 팔았는데"…부활 어려움 겪는 미스터피자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3.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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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에 휩싸인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갑질 논란에 휩싸인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미스터피자 운영사 MP그룹이 지난해 실적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서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우현 전 대표의 갑질 논란 이후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이 곤두박질한 미스터피자는 여러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었지만 부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최근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MP그룹은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손실 1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2015~2018년 영업손실은 73억원, 89억원, 109억8800만원, 45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오너리스크에 실적부진…"상장폐지 사유 추가 우려"
5년 연속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MP그룹은 정 전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에 더해 상장폐지 사유를 추가하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5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한 업체를 상장폐지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6일 MP그룹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 우려된다고 추가 공시를 냈다. 거래소는 "추후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에서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 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MP그룹은 2017년 7월 정 전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MP그룹의 주권매매 거래는 지난 2017년 7월25일부터 중지된 상태다.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를 통해 올해 2월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뷔페·흑당피자·떡볶이까지…승부수도 못 이긴 '과포화' 피자시장
"떡볶이까지 팔았는데"…부활 어려움 겪는 미스터피자
MP그룹은 8개월의 개선기간 동안 실적개선에 총력을 다하며 기사회생을 꾀했다. 참신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도 했다.

배달 강화 흐름 속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한다는 역발상으로 추진했던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SRP; Store Revitalization Project)는 업계에 '피자뷔페' 유행을 이끌었다. '흑당버블티피자' 등 해외 인기 식재료를 피자 토핑에 첨가하는 '핫앤뉴' 프로젝트,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춘 1인용 피자 '피자샌드' 등 신제품 마케팅도 호응을 얻었다.


벼랑 끝에서 펼친 마케팅은 영업이익증가로 이어졌다. 비록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5.8% 증가하는 성과를 낳았다. MP그룹은 "일부 부진 매장을 정리하고 매장별로 순차적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특히 피자뷔페 인기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수침체 속 과포화까지 겪고 있는 피자시장에서 흑자 전환까지는 무리였다. 피자헛, 미스터피자가 이끌던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은 2017년 약 2조원에서 현재 1조8000억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피자가 외식보다 배달 메뉴로 자리잡으면서 저가피자, 대형마트 피자, HMR(가정간편식) 냉동피자까지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도 크다.

MP그룹의 상장폐지여부는 4월1일까지 최종 결정된다. 기업의 운명은 이제 기업의 손을 떠났지만 재도약을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미스터피자는 가맹점 확대를 위해 지난달 상반기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올해 1월에는 피자뷔페 인기 메뉴 '미피떡볶이'를 정식 메뉴로 출시해 피자와 세트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MP그룹 관계자는 "상장 폐지 우려가 커졌으나 최선을 다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체된 내수시장을 극복하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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