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AIST
애당초 이 마스크는 미세먼지에 대비할 목적으로 하루 평균 1500장씩 만들 수 있는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바로 일반인들이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진 않다.
또 국내 마스크 수요에 맞추려면 생산량을 그만큼 늘릴 수 있는 생산설비 증설도 필요하다. 때문에 당장 이번 코로나19 대응용으로 활용하긴 쉽지 않을 수 있다.
에탄올 살균 세척 20회 진행 과정 및 에탄올 세척 후 필터효율, 초기 값의 94% 성능 유지 관찰 /사진=KAIST
기존 마스크 필터, 시간 지날수록 정전기 소실…수분·물 닿으면 필터효율 떨어져 연구팀은 나노섬유의 종류·두께·밀도 등의 변수를 조절해 마스크 최고 등급인 KF80, KF94 성능까지 구현하는 나노섬유 멤브레인(나노섬유로 된 천)을 제작했다. 이는 통기성이 뛰어나고, 얇은 두께에서도 우수한 필터 효율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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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마스크 제조에 쓰이는 멜트블로운 필터는 무작위로 얽힌 부직포 형태다. 기공 크기가 천차만별이어서 작은 입자까지 차단하려면 여러 장의 필터가 겹치는 두꺼운 형태로 만들어야만 했다. 무엇보다 나노섬유 마스크는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해 한 장으로 최장 한 달 가까이 쓸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시작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의 급속한 국내외 확산으로 바이러스성 질환의 감염원인 비말(침방울), 에어로졸(공기입자)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스크 공급량이 한계에 달해 마스크 품귀 현상이 전 세계적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세탁한 뒤에도 성능을 유지해 다시 쓸 수 있는 마스크는 현재 없다. 기존 마스크에 쓰이는 필터는 정전식으로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소실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수분이나 물이 닿으면 정전기 기능이 사라져 필터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현재 유통되고 있는 마스크는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손세탁 20회 비누세척 후의 미세구조 변화 사진 (나노섬유의 형상에 변화가 없음이 관찰됨)/자료=KAIST
비누로 20회 이상 손빨래한 후에도 필터 구조의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마스크는 특히 소독액인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도 필터 섬유가 녹거나 뒤틀리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4000번 반복적으로 굽히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KF80 이상(600nm 입자, 80% 여과 효율)의 차단 효과가 유지됐다. 연구팀은 겉면마스크 안쪽에 필터를 넣어 교체할 수 있는 형태로 마스크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필터당 10∼20회 에탄올 분무기나 비누로 씻어 재사용하면 필터 2∼3개로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열형 나노섬유 필터가 삽입된 면마스크 사진. 면마스크 별도 반복 세척 및 나노섬유 필터의 반복적인 소독 교체 가능/사진=KAIST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이 마스크는 미세먼지용으로 제작돼 코로나19에 대응한 제품으로 판매하기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전국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롤투롤 나노섬유필터 제조 설비를 증설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회사 내부 투자 여력 만으론 한계가 있어 정부에 생산 라인 증설을 위한 지원요청을 한 상태다. 김 교수는 “에탄올 소독이나 가벼운 손세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마스크 품귀 현상과 마스크 폐기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항균 기능을 보다 강화해 사용 안정성이 더 향상된 고품질 필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열된 나노섬유 주사전자 현미경 사진과 롤투롤 나노섬유필터 제조 설비/사진=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