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영업재개, 커지는 손실에 강원랜드 '한숨'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3.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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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코로나19'로 휴업 매출손실만 1000억 넘겨…중·장기 역점사업 리조트 육성에도 차질 불가피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 그랜드호텔 등 리조트 전경. /사진=강원랜드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 그랜드호텔 등 리조트 전경. /사진=강원랜드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한 달 째 운영이 중단된 강원랜드의 한 해 농사가 시작부터 삐걱이고 있다. 휴장 기간 장기화로 매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만료에 따른 카지노 리스크를 대비한 중·장기적 대책으로 육성 중인 리조트, 워터파크 등 비카지노 부문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영업공백이 한 달 가량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코로나19 관련 정부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휴업에 돌입한 이후 매주 휴장 기간이 연장되고 있다. 당초 이날 재개장키로 했던 강원랜드는 지난 13일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오는 23일까지 영업을 재차 미루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단 점에서 휴장 기간이 한 달을 훌쩍 넘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스키장이 스키어들로 붐비는 모습.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스키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사진=강원랜드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스키장이 스키어들로 붐비는 모습.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스키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사진=강원랜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강원랜드의 업태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밀폐된 공간에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데다, 테이블과 슬롯머신 이용객이 게임을 위해 좁은 공간에 함께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기준 일 평균 카지노 이용객 수는 8000여 명 수준이다.



국내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이용시설이란 점도 휴장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지역사회감염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90만 명이 찾은 강원랜드 카지노는 내국인 이용객 비중이 절대적이다. 게다가 강원 지역사회 발전을 목표로 하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휴업이 필요하단 대내외적 압박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휴업 장기화에 따른 영업적 손실에 대한 걱정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강원랜드는 한 달 간의 휴장으로 약 1066억 원의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카지노 매출(약 1조 5000억 원)의 7% 수준이다.
기약 없는 영업재개, 커지는 손실에 강원랜드 '한숨'
매출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로 콜센터에 이어 경기 성남시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을 고려하면 휴업이 더욱 길어질 수 있어서다. 강원랜드는 일주일 씩 휴업이 연장될 때마다 카지노에서만 200억 원 안팎의 손실이 추가되고 있다. 휴업 중인 정규·비정규직에 대한 인건비와 43개 임대업장 임대료 6개월 간 30% 감면 등 각종 비용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진다.



하지만 문제는 카지노가 아닌 비카지노 부문 타격이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외에도 호텔·리조트, 골프장, 워터파크, 스키장 등을 운영 중이다. 현재 강원랜드는 하이원 리조트의 모든 숙박 시설 운영을 중단했고, 스키장도 한 달 가량 이른 시점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잇따른 학교, 기업 워크숍 등 단체 예약 취소와 스키장 손실이 상당하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이번 휴장으로 리조트 예상 손실액은 101억 원에 달한다.
강원랜드 그랜드호텔과 2018년 오픈한 하이원 워터월드 전경. /사진=강원랜드강원랜드 그랜드호텔과 2018년 오픈한 하이원 워터월드 전경. /사진=강원랜드
비카지노 부문이 강원랜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2018년 워터파크 개장 등 사계절 레저 콘텐츠를 확충하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단 점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카지노 사업의 근거인 폐특법이 만료되는 2025년 이후를 대비하는 장기 로드맵으로 비카지노 부문 육성을 통한 '가족형 리조트'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카지노사업권 연장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입지와 인프라를 이용해 주요 리조트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단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400만 명을 돌파한 비카지노 부문은 2025년에는 545만명 입장객 유치를 바라보는 등 매출총량제로 인한 카지노 손실을 메우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올해는 루지트랙 개장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관광객 유치 확대로 비카지노 부문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스키장 시즌을 조기 마감하는 등 리조트 성수기인 겨울 장사를 날린 데다, 국민 여행·여가 심리가 얼어붙으며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지노는 특성 상 재개장하면 잃었던 매출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지만 리조트·레저 시설은 전반적인 여행수요 감소에 따른 피해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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