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유가 하락까지…악재많은 건설업종 투자법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3.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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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건설업종 주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해외 수주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 산유국들이 재정 악화로 투자를 줄일 수 있어서다. 과거에도 유가 추이와 국내 건설사 해외 수주 추이는 같은 방향성을 보여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유가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현재 건설 종목들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강조한다. 투자 전략으로는 업종 내 고배당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이달 초 78.16에서 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65.89까지 15% 넘게 떨어졌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월 배럴당 64달러에서 지난달 54달러로 하락했고 지난 13일 기준 약 37달러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연대체)의 추가 감산 합의 실패가 유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수요 급감과 공급 과잉이 게속 맞물려 국제 유가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올해 2분기 국제 유가가 24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가가 급락하면 건설업 주가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가가 75% 하락하는 동안 코스피 건설업 지수도 74%가 떨어졌다. 2014년에도 유가가 80% 가까이 떨어지자 건설업 지수가 37% 넘게 하락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와 관련,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 발주처의 경영상황 악화,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 또는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끊임없는 부동산 규제 여파로 국내 수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주가 이를 메울 것으로 기대됐다"며 "그러나 유가 급락은 이 같은 투자 포인트에 훼손을 가져왔고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건설업 주가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보다 신중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현재 건설 종목들이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서 향후 투자심리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망했다.

이 밖에 업종 내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규제 문제 뿐 아니라 국제 유가 하락도 건설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업종 내 고배당주에도 관심을 가질 때"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건설 종목으로는 동부건설 (5,030원 ▲20 +0.40%)금호산업 (4,420원 ▼50 -1.12%) 등이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해 2018년 대비 133% 높인 700원의 현금 배당을 해 8.2%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금호산업은 4.35%, 화성산업 (10,030원 ▲10 +0.10%)은 4.29%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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