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마스크 알리미 앱(왼쪽)에서 서울 영등포구 한 약국에 마스크 재고가 100개 이상 있다고 나왔지만, 실제 해당 약국에는 마스크 판매가 완료됐다고 공지하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김씨는 "혹시나 하고 약사에게 물었지만 남은 마스크가 없다고 하더라"며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길래 잠시나마 기대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고 말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지난 11일부터 시작됐지만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효과는 미미하다. 앱에 나온 재고 수량과 실제 약국 상황이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실시간으로 재고를 입력해야만 서비스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약사들은 쏟아지는 손님을 대응하기에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토로한다.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역시 "앱이 정확할 수가 없다"며 "마스크 재고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하면서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한약사회에서 공지하고 있는 마스크 중복구매확인시스템 접속 및 사용방법 /사진=대한약사회 홈페이지
약사가 마스크 재고 현황을 반영하려면 우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포털에서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텝에 접속해야 한다. 구매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넣어 구매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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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이력이 없으면 '약국관리프로그램'(PharmIT3000)에서 재고 현황을 입력해야 한다. 약사가 이 프로그램에 접속하려면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해야 한다.
복잡한 과정을 모두 거친다 하더라도 접속 시스템이 느리다. 마스크가 주로 판매되는 오전 시간에 접속이 몰리면서 연결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서비스 자체가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술력과 별개로 오프라인 재고는 판매처에서만 알 수 있어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각 반영하려면 마스크마다 RFID(전자태크)를 적용하는 방식을 써서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굉장히 소모적일 뿐 아니라 소규모 약국까지 일괄 도입하는 게 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