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11.65포인트(6.09%) 1722.68, 코스닥이 전 거래일 대비 26.87포인트(4.77%) 536.62로 하락 출발한 3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연기금 중에서도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두 자릿수 대 손실률을 기록했으나 적극 매수에 나선 결과 2009년 58%라는 수익률을 거둔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대규모 자금수혈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2007년 말 1897.13이었던 코스피는 1년 후인 2008년 말 1124.47로 마감하며 40.72% 하락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및 리먼 브라더스 파산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었다. 국민연금도 당시의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2008년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39.98%에 달했다. 국내주식 수익률이 -38.13%, 해외주식 수익률이 -49.07%였다.
국민연금의 매수규모만 추려낼 수는 없지만 국민연금 및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 전체의 순매매 동향을 통해 국민연금의 행보를 추정해볼 수는 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선언이 있었던 2008년 9월부터 2개월에 걸쳐 코스피는 1500선에서 930선까지 밀렸었는데 이 2개월간 연기금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5조260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폭락장세가 이어지며 국민연금은 평가이익도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총 투자자산 규모 736조7000억원 중 40.6%인 298조8000억원이 국내·해외주식 평가액이다. 국내주식은 이 중 132조3000억원, 해외주식은 166조500억원을 차지하고 있는데 해외주식은 주로 북미(57%) 유럽(22%)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11%) 등에 주로 투자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3% 하락하고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를 막론하고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민연금의 평가손실도 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과 국내외 채권, 대체투자 등 부문의 자산비중을 설정하고 증시폭락 등의 이벤트가 발생할 때 비중이 목표치를 하회한 자산군을 추가로 매수하는 등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며 "지금과 같은 폭락장세는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있는 초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으로서는 되레 매수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은 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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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월별 자금배분 계획에 따라 주식·채권 및 대체투자 영역에 신규집행할 자금이 배분되는데 이번 같은 폭락장세에서 주식의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고 판단될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의 추가집행도 가능하다"며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자금을 투입할지, 위탁운용사를 통해 매수자금을 추가로 집행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