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다시" vs 김형오 "권한대로"…홍준표 "대구로"

머니투데이 박종진 , 강주헌 , 김상준 기자 2020.03.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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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3.12/뉴스1(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3.12/뉴스1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에 깊이 고민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공식적으로 일부 공천에 제동을 걸었다.

김형오 위원장은 "각자 권한대로 하면 된다"고 원칙론을 내세웠다.



황 대표와 김 위원장으로부터 외면당한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마이 웨이'를 선언하고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순항하는 듯한 통합당 공천이 막판 격랑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총선 공천 지역 6곳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강남구을(최홍 후보), 인천 연수구을(민현주 후보), 대구 달서구갑(이두아 후보), 부산 북·강서구을(김원성 후보), 부산 진구갑(서병수 후보), 경남 거제시(서일준 후보) 등이다.

서울 강남구을은 최홍 전 멕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공천됐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민현주 후보(19대 국회의원)는 현역인 민경욱 의원을 제치고 인천 연수구을에서 공천됐다. 민 의원은 공관위에 재심을 청구하는 등 강력 반발해왔다.

대구 출신이 아닌 이두아 후보(18대 국회의원)는 대구 달서구갑에서 공천돼 논란이 됐다. 컷오프(공천배제)된 현역 곽대훈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원성 후보는 이언주 의원이 이끌었던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이다.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하는 부산 북구·강서구을에 지역 연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천돼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부산 진구갑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전략 공천됐고, 경남 거제는 현역인 김한표 의원이 공천 배제되고 서일준 전 거제시 부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3.12/뉴스1(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3.12/뉴스1
황 대표는 "이번 공관위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러나 모든 공천은 다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재의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과에 재심의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황 대표는 당 내에서 역차별 논란 등이 거세지자 재심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권 공천까지 일단락되자 통합 과정에서 합류한 인사 등이 당을 지키며 고생해온 자유한국당 출신들보다 더 우대받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부산 한 곳은 재의를 요구했고, 나머지 5곳은 경선을 다시 실시하라는 것이 최고위의 의결"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의 재심의 요구 소식이 알려지자 공관위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단 한 사람도 사(私)천한 사람이 없다"며 "최고위는 최고위의 권한이 있고 우리는 우리의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는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한 사항에 대해 재심사하고, 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공관위원 재적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최고위는 그 결정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논의 결과 황 대표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인천 연수구을에서는 민경욱 의원과 민현주 후보 간의 경선으로, 대구 달서구갑에서는 이두아 후보와 홍석준 후보(전 대구시 경제국장) 간에 경선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4곳은 기존 공천을 확정했다.

또 비어 있던 서울 강남구병에는 1986년생 여성 청년 IT(정보기술) 사업가인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공천했다.



한편 컷오프된 홍 전 대표(경남 양산시을)와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 재심의 문제는 이날 최고위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양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이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맞붙기 위해 떠난 수성구을 출마가 유력하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와 김 위원장의 '협잡 공천'이 자신을 배제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탈당한다면 경쟁자 쳐내기 공천을 한 황 대표 탓"이라며 "(김 위원장은) 사퇴해야 하지 않느냐. 자신있게 한 공천을 최고위에서 비토(거부) 당했다. 계속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노추(늙고 추함)"라고 말했다.



(양산=뉴스1) 여주연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홍 전 대표는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대구 출마 의사를 밝혔다. 2020.3.12/뉴스1(양산=뉴스1) 여주연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홍 전 대표는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대구 출마 의사를 밝혔다. 2020.3.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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