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중공업 휴업 추진으로 극심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규모에 상관없이 폐업 공포에 떨고 있다.
중견기업들도 공장 가동 전망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한 남성복 제조업체는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조달도 원활치 않아 이대로 가다간 휴업이 아니라 폐업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며 앞으로 경기부진이 정유·화학업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최근 정제공장 가동률을 평상시의 85%까지 낮췄다.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수송용 석유 수요 급감이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이동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검토 중인 에쓰오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초 80%까지 내려갔던 가동률이 최근 정상화됐지만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량 자체가 적은데다 수요 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가동률 100%라고 해도 언제든지 급감할 수 있는 분위기다.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해운업계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업계 5위인 흥아해운이 지난 11일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신청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물동량이 크게 줄고 있어 해운업계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나온다.
아직 가동중단 수준은 아니지만 철강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특단의 위기에서만 이뤄지는 철강 감산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장은 "제조업체 총생산이 2010년 이후 사실상 정체된 상태"라며 "국내 제조업의 활력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이번 코로나 사태는 기업 활동을 더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