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54.66포인트(2.78%) 하락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 환율이 최근 10거래일 만에 4% 이상 하락하는 등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110.42엔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02.37엔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24일 1220원대를 돌파했다가 이달 5일 118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했고, 9일에는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 레포) 거래 한도를 한시적으로 늘려 시장에 유동성을 유입했다.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각국의 통화정책 공조와 유가 하락은 저금리 환경을 만들었다. 시장을 끌어올릴 만한 ‘총탄’이 보강된 셈이다. 유가 급락은 산업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반대로 소비 확대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일단 시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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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低 ‘3종 세트’ 효력 발휘 미지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뉴시스
시장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높아진 자산가치’에 대한 우려감이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이토록 격렬한 움직임을 보인 이유가 과연 코로나19 사태만의 파괴력 때문이어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들이 지금의 주가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사전에 알고 있었던 사실들, 즉 '선진국 증시를 중심으로 10년 동안 이어진 상승세', '역사적 버블 시기에 비견되는 지금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 등에 대한 생각들이 뭉쳐져 나타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장은 유가가 단기간 내 생산자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부실이 커진다면, 향후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에너지 기업 부실이 자칫 전체 하이일드 채권시장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장중 1900선 붕괴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에서 나오는 원유를 이르쿠츠크 원유회사의 한 직원이 손에 담아보이고 있다.(2019년 3월 11일)/사진=로이터
외국인이 이날도 6879억원매도 공세를 편 가운데 전날 반등을 주도했던 기관( 4837억원)도 가세했다. 개인은 1조81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는 3.93% 떨어진 595.61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600선이 무너졌다.
△코르나19의 수도권 지역감염 발전 우려 △불확실한 미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 다우지수 선물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 △두산중공업의 휴업 방침에 다른 실물 경제 위기 현실화 우려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미국에서 급여세 면제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경기 부양정책과 코로나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충돌하며 방향성 없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