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앱 보고 찾아간 약국…"마스크 30장 있다더니 실제론 매진"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3.12 05:30
글자크기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A씨는 11일 점심께 공적 마스크 재고앱을 보고 집근처 약국을 찾았다 빈손으로 돌아왔다. 앱에는 분명히 30개 정도 남은 것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론 두 어시간 전에 모두 매진됐던 것이다. 약사는 "9시에 문열자마다 시민들이 몰려들어 번호표를 나눠줬고 250장이 순식간에 팔렸다"면서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도 장애가 발생해 판매량을 제대로 입력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근 약국들 대부분 상황이 마찬가지여서 많은 시민들이 헛걸음을 했다. A씨는 “불필요한 줄서기를 막으려고 도입한 시스템인데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11일 오전 8시 일제히 시작됐지만 첫 날 접속폭주로 시스템 과부하가 걸리면서 마스크 판매잔량이 실제 숫자와 불일치하거나 앱의 데이터 조회가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정부의 공적마스크 판매 데이터 공개로 마스크 판매 현황을 쉽게 파악하고 불필요한 줄서기를 안해도 된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당장 서비스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서비스를 시작한 굿닥과 웨어마스크 등 마스크 재고앱은 오전 8시부터 마스크 보유 현황을 △100개 이상 충분(녹색) △100개 미만(30개~99개) 보통(노랑색) △30개 미만(29개~2개) 부족(빨강색) △1개~0개 없음 또는 판매전(회색)으로 구분해 공지했다.

심평원 시스템 먹통에 약국 판매량 입력못해...앱도 버벅
그러나 첫날부터 시스템 오류로 불편이 적지않았다. 마스크 중복판매여부를 확인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정보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 약국들이 동시에 판매정보를 입력하고 민간 재고 앱들에도 사용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폭주해 장애가 발생한 것. 결국 상당수 약국들이 판매 데이터를 제 때 입력하지 못해 웹과 앱상의 잔량과 실제 판매량이 불일치하게됐다.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일찌감치 품절됐지만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일찌감치 품절됐지만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 중구 소재 약국 관계자는 “마스크를 팔때 마다 입력해야 하는데다 시스템이 느려 제때 입력도 못해 대기손님들의 항의하는데다 문의전화도 빗발쳐 힘들었다”며 “시스템 안정성을 제대로 확인한 뒤 가동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관련 정부와 관계 기관은 아직 베타서비스 기간인 만큼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서둘러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오늘 시스템 장애 원인 파악을 위해 기재부, 우정사업본부, 식약처, 심평원, 정보화진흥원 등 관계기관 협의했으며 신속한 시스템 조정 및 증설을 통해 우체국을 포함한 판매데이터 제공 정상화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시스템 오픈을 급히 준비하다보니 세부적인 부분을 미리 조율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데이터의 시차나 부정확한 부분은 약사회와 협의해 일선 약국에서 정확하게 입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처럼 온라인서 예약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 요구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약국별 하루 판매량이 250장에 불과해 재고 앱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앱에서 재고를 확인하더라도 순식간에 매진되기 일쑤라는 것. 아울러 생업으로 바쁜 이들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만이 시작한 마스크 온라인 예약판매시스템을 우리도 적극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대만 중앙감염병통제센터는 오는 12일부터 홈페이지나 앱에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친 후 마스크 예약을 받아 2주뒤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실명제 2.0'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정부는 온라인 예판 시스템을 검토한 바 없으며 현실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지, 실효성은 있는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만은 인구나 약국 인프라, 확진 상황이 우리와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정부 내에서 공적마스크 온라인 예약판매 아이디어가 거론되거나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판매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이해당사자들과의 의견조율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 일단 재고 앱을 안정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