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강, 무사히 건넜다"…통합당 공천, 김형오가 밝힌 자평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0.03.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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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천 소회를 밝히며 "공관위 시대적 소명은 시대의 강을 건너는 거와 대한민국 살리기 두가지 였다."고 말했다. 2020.3.11/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천 소회를 밝히며 "공관위 시대적 소명은 시대의 강을 건너는 거와 대한민국 살리기 두가지 였다."고 말했다. 2020.3.11/뉴스1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당내 컷오프(공천배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이 나오는 것에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권성동 의원 등이 공천 탈락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 공천에 승복해달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공천에서 "시대의 강을 무사히 건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도 관련 당사자들을 '교체'해 매듭을 지었다고 자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불출마를 결단한 의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 묵묵히 할 도리를 다했겠지만, 불가피하게 교체된 의원들에 대해서도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거듭 미안하고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양산=뉴스1) 여주연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20.3.9/뉴스1(양산=뉴스1) 여주연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20.3.9/뉴스1
◇'공천 반발' 의식한 김형오 "공정하고 청정한 공천"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무소속 출마, 재심 요청 등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억울하다고 통곡하시는, 한 가닥 희망을 끊지 않고 재심을 청구하시는, 나보다도 못한 인물이 공천받았다고 분노하시는, 당을 지키면서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운 대가가 고작 이거냐고 속상해하시는 분들, 공관위가 이분들 심정 다 헤아리지 못한 점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나눠먹기 없고, 계파 없고, 밀실 없는, 공정하고 청정한 공천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다른 데처럼 어떠한 혼란과 잡음, 살생부나 지라시 공천 없었다. 비록 조용하고 더디더라도 최대한 인격과 예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TK에서만 정태옥(대구 북구갑)·곽대훈(대구 달서구갑)·김재원(경북 상주시·군위·의성·청송군)·김석기(경북 경주시)·백승주(경북 구미시갑)·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박명재(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등 7명의 의원을 컷오프했다.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비롯 이주영 국회부의장(경남 창원마산합포)과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경남 거제), 4선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 3선 유재중(부산 수영구) 의원 등이 공천에서 떨어졌다.

이주영·곽대훈·김한표·정태옥 의원 등이 강력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비영남권에서도 인천에서 컷 오프 당한 윤상현 의원(미추홀구을)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 양산시을에서 컷오프된 뒤 김형오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 사실상 정면승부를 예고한 상황이다. 홍 전 대표는 9일 양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을 할 수가 없다"며 "이 막천을 황교안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달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구을 출마를 타진 중이다.

컷오프(공천 배제)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전날 탈당 후 고향(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공관위의 컷오프 발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식으로 재심을 요청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주광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의원 '구명'에 나섰다. 주 의원은 "권 의원의 의정활동 능력은 300명 의원 중 단연 탑클래스"라며 "동료의원으로서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공천"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 내용을 전달한 뒤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3.4/뉴스1(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 내용을 전달한 뒤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3.4/뉴스1
◇탄핵 문제 정면 돌파…"시대의 강, 무사히 건넜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공관위의 시대적 소명은 '시대의 강을 건너는 것'과 '대한민국 살리기', 이 두 가지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자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혁신을, 후자는 인적 쇄신과 문재인 정권 심판을 의미한다"며 "거의 (현역의) 절반이 되는 분들이 희생하신 덕분에 시대의 강은 무사히 건넌 것 같다. 그러나 대민 살리기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시대의 강을 건너는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의미한다.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 등이 지목한 '탄핵5적'이 모두 이번 공천에서 배제됐다. '탄핵5적'은 김무성·유승민·김성태·권성동 의원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뜻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에서 분당을 주도한 김무성·유승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을 당에서 제명할 당시 지도부였던 홍준표 전 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 중 김성태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홍 전 대표는 '컷오프'됐다.

탄핵 당시 법사위원장으로서 탄핵소추위원장을 지낸 권성동 의원도 컷오프를 피하지 못했다.

과거 비박계가 지목한 이른바 '진박8적'은 일부 공천에서 살아 남았다. '진박8적'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당을 좌지우지한 이정현·조원진·이장우·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을 말한다.

이 중 서청원·홍문종·이정현·조원진 의원은 이미 당을 떠났고 최경환 전 의원은 영어의 몸이 됐다. 윤상현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고 진박8적은 아니지만 '강성친박'으로 분류되는 정갑윤·원유철·유기준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진박8적' 중 이장우·김진태 의원은 각각 대전 동구와 강원 춘천·화천·양구·철원갑에 공천을 받았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격리병실 진료시 공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전동식호흡보호구(PAPR)을 부착한 모습이다. 2020.3.3/뉴스1(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격리병실 진료시 공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전동식호흡보호구(PAPR)을 부착한 모습이다. 2020.3.3/뉴스1



◇'안철수계' 껴앉은 '단일대오' 공천 강조



김 위원장은 '안철수계'를 공천해 '단일대오 공천'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보수대통합을 이번 공천을 통해 이뤘다는 자평이다.

그는 "이번 공천이 교체에는 성공했지만 채우는 데는 미흡했다"며 "통합 정신을 담고, 외연을 넓히고,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당의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이었다. 안철수 씨 당(국민의당)이 지역구를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후보 단일화 단일대오 공천을 주도했다. 그럼에도 분명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고 그걸 넘어서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출신 안철수계 의원들은 이번 공천에서 통합당에 입당해 약진했다. 공관위는 이동섭(서울 노원을)·김수민(충북 청주청원)·김삼화(서울 중랑갑) 의원을 공천했다. 김영환(경기 고양병) 전 과학기술부 장관, 문병호(서울 영등포갑) 전 의원, 박주원(경기 안산상록갑)전 안산시장, 김근식(서울 송파병) 경남대 교수도 단수공천을 받았다.

서울 강서병에선 안철수계 출신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유승민계인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경선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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