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받고 이틀만에 사망…코로나 '돌연사' 둘러싼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3.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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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양금희 대구 북갑 예비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이 돌연 사망한 뒤 코로나19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그의 급작스런 죽음을 두고 의문이 인다.

'음성' 받고 이틀만에 사망…기저질환도 없었는데
양금희 미래통합당 대구 북갑 예비후보.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양금희 미래통합당 대구 북갑 예비후보.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지난 11일 대구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대구 북구 산격동의 양금희 북갑 예비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이자 기초의회 전 의장인 이모씨(64)는 지난 9일 오전 돌연 사망했다.



사망한 이씨의 CT촬영 결과 폐 손상이 심각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10일 오전 사후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씨는 지난 7일 대구 북구보건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외부 활동을 하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씨는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20년 전 교통사고로 폐손상 전력이 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외부활동을 하다가 사망에 이른 이씨의 사례는 드문 일이다. 병세가 돌연 악화된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70~80대의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을 앓아온 경우가 많았다. 이씨의 사망을 둘러싼 궁금증을 추려 의료계 전문가들의 말과 의학 자료 등을 종합해 분석해봤다.

기저질환 정말 없었을까?
'음성' 받고 이틀만에 사망…코로나 '돌연사' 둘러싼 미스터리
전문가들은 기저질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6개월 간 건강검진 등을 통해 기저질환이 없다고 증명된 것이 아니고서야 (질환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며 "기저질환이 없는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폐손상 전력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4세라면 애초에 나이부터 고위험군"이라며 "폐손상 전력 역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심장마비 가능성은 없나?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94명으로 늘어난 11일 서울 코리아빌딩 앞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94명으로 늘어난 11일 서울 코리아빌딩 앞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장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백재중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이 정도가 심각하면 비교적 건강하거나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심장 쪽을 침범해 급격한 심장마비가 사망을 불러온다는 분석도 있으나 이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가설"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질환과 코로나19 악화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미국심장학회는 "집중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급성심장 손상, 부정맥, 저혈압 등 심혈관 질환자의 비율이 높다는 여러 보고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는 심장과 폐가 놀랍도록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숨을 쉬고 내뱉으면 심장 박동도 자동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그러나 심장이 원래 약하거나 동맥이 막혀있다면, 보통 사람보다 피와 산소를 순환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바이러스로 폐렴이 진행돼 숨이 가빠질 경우, 심장이 평소에 약한 사람이라면 무리가 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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