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마스크, 온라인 예약 판매는 왜 안하나요?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김지영 기자 2020.03.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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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일찌감치 품절됐지만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일찌감치 품절됐지만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주에 1인 2장으로 제한되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한주에 1인 2장으로 제한되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공적 마스크를 온라인으로 예약해서 구매할 수는 없나요?"

최근 마스크대란으로 줄서기를 하거나 헛걸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예약판매 시스템 도입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TX표나 공연티켓 처럼 온라인으로 마스크를 예약 구매하고 약국과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에 들러 '픽업'하는 방식이라면 불필요한 줄서기와 헛걸음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실제 대만에서 이같은 정책을 시작해 주목된다. 11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중앙감염병통제센터는 오는 12일부터 홈페이지나 앱에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친 후 마스크 예약을 받아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실명제 2.0'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마스크 수급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달 초부터 한국의 마스크 5부제와 비슷한 '마스크 실명제'를 도입했다. 자국내 마스크 전량을 정부가 사들인 뒤 약국을 통해 판매하는데, 의료보험카드를 제시하면 성인 1명당 일주일에 3장, 1장에 5위안(약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랜시간 줄을 서며 마스크를 사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온라인 예약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마스크 실명제 2.0'을 선보인 것.

온라인 구매를 원하는 사람은 의료보험증과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자연인 증빙을 이용해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건강보험 앱을 통해 오는 18일까지 예약 결제하고, 마트 등에서 신분증 확인을 거쳐 오는 26일부터 마스크를 받을 수 있다.






정부 공적마스크 판매 데이터 공개하지만 여전히 혼선
국내에서도 정부가 11일 약국 등의 공적마스크 판매량 데이터를 공개해 웹사이트나 앱에서 이를 확인해 구매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주요 포털을 비롯해 '굿닥'과 '웨어마스크', '마이마스크', '콜록콜록마스크' 등도 서비스를 오픈했거나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약국별 하루 판매량이 250장에 불과한 상황에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에서 재고를 확인하더라도 순식간에 매진되기 일쑤라는 것. 우리 역시 대만처럼 생업으로 바쁜 사람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현재 공적마스크 정보서비스가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약판매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온라인 예판 시스템을 검토한 바 없으며 현실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지부터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만은 인구나 약국 인프라, 확진 상황이 달라 우리와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면서 "정부 내에서 공적마스크 온라인 예약판매 아이디어가 거론되거나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온라인예판 시스템 구현 쉽지 않고...실효성 '글쎄'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공적마스크 판매처와 수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접속 지연으로 구매자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스마트폰 앱에서는 '충분'으로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 시간여 동안 서버가 다운돼 앱을 보고 약국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산하기관 관계자는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실제 구현까지 가려면 여러 난관이 많다"고 밝혔다. 먼저 대만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앙정부의 추진력이 강한데 비해 우리는 지자체와 약사단체, 약국체인 등 이해당사자들이 많아 정부와 의견조율이 쉽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당장 예약 판매시 특정지역 약국으로 마스크 관련 업무가 몰리면 약사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인프라 구축역시 쉽지 않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만3000개가 넘는 약국의 판매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서다. 시스템 구축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문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예약 판매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기간 예약이 폭주하면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고, 노인 등 정보화 소외층은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들을 어떻게 지원할지도 고민거리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대만 사례를 보면 재고현황에 따라 예약, 결제 후 마스크를 수령하기까지는 1~2주의 시간이 걸리는 시스템인데 하루하루 마스크가 급한 국내에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대만의 사례가 제대로 안착하고 국내 마스크앱 서비스 효과가 미미하다면 정부 입장에서 검토해볼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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