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싼데…" 코스피 1940선 붕괴에도 오르는 종목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3.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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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스피지수가 1% 이상 하락하는 가운데, 은행·철강·자동차 등 그동안 낙폭이 깊었던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해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2% 떨어진 1934.96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기 부양책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그러나 하락장 속에서도 은행주는 대부분 상승하고 있다. 현재 신한지주 (41,750원 ▼150 -0.36%)는 2.99%, DGB금융지주 (8,000원 ▼100 -1.23%)는 278%, KB금융은 1.99%, 하나금융지주는 1.45% 오르고 있다. 자동차와 철강업종에서는 대표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아차 (110,400원 ▼1,800 -1.60%)는 1.25%, 한국타이어는 2.34% 상승 중이다. POSCO (386,500원 ▼3,500 -0.90%)는 1.11% 오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해 52주 최저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은행주는 4월 국내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마진 하락과 신용 리스크 우려가 부각돼 왔다. 자영업자들이 경기 하락으로 대출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은행주들의 주가는 27.2%가 하락했다"며 "4월 기준 금리 인하와 대손 비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하락"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자영업 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됐지만, 자영업 대출은 담보 및 보증서 담보 비중이 80%"라며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33~1.28%인 반면 현재 주가는 NPL 비율은 6.6~10.2%을 가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업종과 철강업종은 중국과의 연관성이 높아 업황이 어두운 탓에 대표주에 한정해 반등세가 나오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2월 소매 판매는 26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79%가 급감했다. 중국 14개성에서 이동금지명령이 떨어졌고, 주요 딜러사들은 휴업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1~2월에 중국 및 국내 자동차 공장은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효과가 기대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에서 제네시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 및 쏘렌토 등의 신차 예약이 여전히 많다"며 "상반기 완성차들의 실적은 부품사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 산업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전까지는 완성차 위주의 전략이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SUV 'GV80' 주행 사진. /사진제공=제네시스현대차그룹 제네시스 SUV 'GV80' 주행 사진. /사진제공=제네시스
철강업종도 매수세가 업종 전반으로 퍼지기에는 재고가 많은 상황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 말 중국 유통 재고는 2,185만톤으로 5년 평균 대비 54%가 증가했고, 가동률은 72.7%로 전년 말 대비 4.7%p 낮아졌다"며 "중국에서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긍정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들 반등세도 장기간 지속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몇 차례 이렇게 저점을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시도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은 투자심리로 장이 움직이고 있어 증시는 반등과 반락이 지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조정이 일시적이라면 기존 주도주였던 IT 업종이 다시 반등에 나서겠지만, 중기적으로 증시가 침체된다면 낙폭 과대주들이 무분별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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