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마스크, 앱에서 재고 확인하고 갔는데…품절"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조성훈 기자, 류준영 기자, 오상헌 기자 2020.03.11 13:40
글자크기

공적마스크 판매현황 ·재고 앱 개통 첫날 혼선…접속폭주 전산입력 차질·재고량 오차

/사진=김창현 기자 chmt@/사진=김창현 기자 chmt@


# 경기 김포시에 사는 주부 A씨는 11일 오전 9시 약국이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아이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섰다. 이날부터 공적 마스크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앱도 미리 깔아 확인했더니 근처 약국 3곳 모두 ‘품절’로 표시돼 있었다. A씨는 “정상 판매되고 있는 데 품절로 표시돼 당황했다”며 “불필요한 줄서기나 방문을 방지하려고 도입한 시스템이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B씨도 이날 12시쯤 마스크재고앱을 보고 집근처 재고보유 표시 약국을 찾았다 빈손으로 돌아왔다. 앱에는 30개 정도 잔량이 있는 것으로 표시됐지만 현장에서는 모두 판매됐다. 약사에게 물어보니 중복판매확인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 판매량을 입력할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근 다른 약국에서는 시스템장애로 중복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아예 공적마스크 판매를 중단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공적 마스크 판매·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11일 오전 8시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서비스를 개통한 곳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과 굿닥과 똑닥·웨어마스크·마이마스크·콜록콜록마스크 등 10여개사. 그러나 오전 한때 네이버 등 소수 일부 사이트를 제외하곤 제대로 서비스가 열리지도 않아 이곳저곳에서 시민들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됐다. 접속 폭주로 시스템 과부하가 걸리면서 한동안 마스크 판매·재고 조회가 지연됐던 것.

정상 개통된 이후에도 일선 약국의 판매상황과 실제 서비스상 재고량이 다른 경우가 발생해 곳곳에서 혼선을 빚었다. 대다수 약국의 경우 약사 한 명이 전담해 판매와 데이터 입력을 맡다 보니 현재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현재 수급 상황에서 데이터 지연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아예 전산 입력을 포기하는 약국도 있었다. 경기도 시흥시 소재 약국의 약사는 “오전에 ‘입고대기’로 입력했는데 100개 이상 재고 떴다는 알림을 보고 시민들이 몰려와 당황했다”며 “때 마침 시스템까지 먹통이 돼 찾아온 시민들 이름만 적고 돌려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마크스 판매정보 서비스를 진행하는 똑닥앱도 심평원 서버의 과부하로 인해 서비스가 불안정했다./사진=똑닥앱마크스 판매정보 서비스를 진행하는 똑닥앱도 심평원 서버의 과부하로 인해 서비스가 불안정했다./사진=똑닥앱
서울 시내 약국에서도 시스템 먹통으로 일일이 수기로 적고 판매한 약사들도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서울 중구 소재 약국 관계자는 “마스크를 팔때 마다 입력해야 하는데다 시스템이 느려 제 때 입력도 못해 대기손님들의 항의하는데다 문의전화도 빗발쳐 힘들다”며 “시스템 안정성을 제대로 확인한 뒤 가동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재고량과 무관하게 약국에 따라 판매 시간이 달라 혼선을 빚는 사례로 많았다. 이날 시스템 문제가 없었다는 약국은 “배송업체가 9시 이전에 매일 갖다줘 일찍 판매에 들어가 우린 문제가 없었다”며 “상대적으로 늦게 판매를 시작한 곳들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판매 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일괄적으로 홈페이지에서 오는 15일까지 베타 서비스 기간임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약국마다 판매시간이 다르고 이는 지역별 약사회, 지자체, 약국 체인(법인)마다 정책이 달라 빚어지는 혼선”이라며 “시스템 오픈을 급히 준비하다보니 세부적인 부분을 미리 조율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데이터의 시차나 부정확한 부분은 약사회와 협의해 일선 약사분들이 정확하게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15일까지 베타서비스 기간인 만큼 발생하는 문제점을 확인해 신속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