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만 걸려도 슈퍼감염지" 비상 걸린 콜센터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김지산 기자, 정혜윤 기자, 장시복 기자 2020.03.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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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해 건물 폐쇄 안내문이 입구에 붙어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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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과 서울 구로구 등에 따르면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한 보험사에서 일하는 직원과 교육생, 가족 등 최소 3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콜센터에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했다. 나머지 인원들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1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해 건물 폐쇄 안내문이 입구에 붙어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 구로구 등에 따르면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한 보험사에서 일하는 직원과 교육생, 가족 등 최소 3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콜센터에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했다. 나머지 인원들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과 교육생, 그 가족들을 비롯해 최소 64명이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는 직원들이 밀집된 공간에서 고객과의 전화 상담을 하다 보니 비말 감염(감염자의 침 등 작은 물방울인 비말에 바이러스·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의 입이나 코로 들어가 감염되는 것)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직원 구성도 여성 비율이 80~90%로 높은 편이라 휴게실 등에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빈도가 높았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콜센터에 대한 방역을 강화해 왔다. 그러던 차에 무더기 확진이 나오자 금융회사들은 더욱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콜센터가 주로 지하철 역 주변 등 교통 요지에 있다 보니 유동인구 자체가 많아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집단감염 우려가 높아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방역에 만전을 기해 왔는데 외주 업체에서 사건이 터져 난감하다”고 말했다.

콜센터를 운영 중인 주요 은행과 보험사들은 사무실 출입 시 체온 측정은 물론 전화로 고객 응대를 해야 하는 콜센터 업무 특성을 고려해 업무 시간 내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또 직원들로 구성된 콜센터와 외주 콜센터로 이원화해서 운영하며 코로나 19 확진자 가 발생 시 업무 마비에 대비하고 있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해 재량껏 근무하는 유연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필요한 경우 재택근무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과 대형 보험사는 이처럼 콜센터의 상담업무 중단에 따른 단계별 비상 시나리오를 마련, 중단 없이 상담서비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했다. 콜센터를 폐쇄하더라도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외주 업체에만 의존하는 소형사들은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이번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에이스손해보험사 경우 콜센터 운영을 외주업체에 맡겼고, 현재 콜센터 전화연결이 중단된 상태다. 그렇지만 홈페이지 등에 제대로 된 안내조차 돼 있지 않을 정도로 대응이 취약하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열이 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는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지만 일부 외주업체의 경우 관리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말했다.

금융사뿐만이 아니다. 대규모 콜센터를 운영하는 유통분야 홈쇼핑·e커머스 업체들도 비상이다. 이들 업체들은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콜센터 직원을 분산 배치 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하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증가로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데 당장 콜센터 인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서울 70명, 부산 330명, 대구 210명 등 총 600여명의 콜센터 인원이 있는 롯데홈쇼핑의 경우 재택근무는 시행하지 않지만 매일 방역 작업, 마스크 착용 근무 등 예방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의 전화가 많은 e커머스 업계도 마찬가지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매일 출근시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근무를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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