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대실적 증권업계, 주주환원 수준은 천차만별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3.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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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순이익 73% 배당으로 지급, 시가배당률도 8%.. KTB·삼성·NH 등도 고배당주 반열에

여의도 증권 /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여의도 증권 / 사진=류승희 기자 grsh15@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주가치 제고 수준은 달랐다. 벌어 들인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배당성향은 회사별로 최고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결산 배당을 지급하기로 한 증권사 중 2019년 연간 실적을 발표한 곳은 총 12곳으로 이들의 배당성향 평균은 32.2%였다. 배당성향은 지급되는 배당금 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숫자로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얼마의 가치를 두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지난해 12개 증권사들이 평균적으로 100의 순이익을 거둔 후 32.2만큼을 배당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이보다 높은 배당성향을 가진 곳은 주주가치 제고에 훨씬 높은 비중을 두는 곳인 반면 낮은 배당성향을 기록한 곳은 상대적으로 주주가치 노력이 덜하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외부 자금조달, 영업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치른 후 세금까지 납부하고 남은 당기순이익은 추가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쓰이거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등으로 쓰인다. 얼마를 내부에 유보하고 얼마를 배당 등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판단은 회사마다 각각 다르기는 하다.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증권사 자기자본 순위 10위의 대신증권이었다. 지난해 94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 이 중 69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연말 종가 기준 보통주 주당 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시가배당률도 대신증권은 8.1%로 조사대상 증권사들 중 가장 높았다. 대신증권은 순이익이 지난해(1407억원) 대비 33% 줄었음에도 보통주 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전년(620원)보다 크게 높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자기자본 순위 20위권인 KTB투자증권도 지난해 5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 293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해 배당성향이 58.4%에 달했다. KTB투자증권이 배당을 실시키로 한 것은 2012년 결산주총을 개최하던 2013년 초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KTB투자증권의 시가배당률도 6.3%로 조사대상 증권사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작년 최대실적 증권업계, 주주환원 수준은 천차만별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눈에 띄었다. 삼성증권은 3918억원의 순이익 중 1518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해 38.7%의 높은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NH투자증권도 4764억원의 순이익 중 1507억원을 배당하기로 해 배당성향이 31.6%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옥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본업에서 창출된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배당성향은 36.7%로 높아진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의 시가배당률은 각각 4.3%, 3.8%였다. 비상장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099억원의 순이익을 벌었고 2400억원을 배당으로 실시하기로 해 배당성향이 33.8%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기자본 순위 1위이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는 664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반면 배당금 총액은 1821억원으로 배당성향이 27.4%였다.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메리츠종금증권도 5546억원의 순이익을 벌었음에도 배당은 1357억원으로 24.5%의 낮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외에 8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교보증권은 14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해 배당성향이 16.8%에 불과했으나 2010년 37.4%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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