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한 기업 본사가 직원들의 재택근무로 비어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쇼크가 대한민국의 일상에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재택 근무와 '방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언택트(비대면) 경제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1990년대 초반 넥스트의 '도시인' 가사(아침엔 우유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쫓기는 사람처럼 시곗바늘 보면서...)는 30년 흐른 지금, 완전히 개정해야 할 판이다.
이제, 모든 길은 모바일(온라인)로 통한다. 발품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모든 일상 생활이 손가락 끝에서 편하게 이뤄진다. 귀찮게 사람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불만 사항이 있으면 메신저에 남기면 끝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동안에도 언택트 이코노미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 왔다. 모바일 IT 기기의 급속한 발달과 빠른 5G 통신망 연결로 언택트 소비 인프라가 갖춰지면서다. 더욱이 '아파트 공화국'으로 밀집해 있으면서도 철저히 개인화 된 도시 주거 공간을 갖춘 한국은 배달 산업과 언택트 소비에 최적화된 시장이다.
소비 습관은 쉽사리 바뀌지 않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사실상 '강제 언택트 행(行)'을 이룬 셈이다. 오프라인 매장들마저 키오스크, 무인 계산대, 셀프 카페, 로봇 등 언택트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들이 코로나 19 사태로 실적 타격을 입고 있지만, 사실 더 무서운 건 장기화할 경우 모든 세대에서 언택트 소비가 익숙해 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근무 방식, 콘텐츠 소비 문화 등에도 전방위적인 변화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실제 지난달 영화관 방문 관객은 734만7033명으로 전년 동월(2227만 명)에 비해 67% 추락했다. 2월 기준으로 2004년(311만 명)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수시로 속보를 들여다 보면서 '웨이브'의 지난 1월부터 이달 1일까지 라이브(Live) 시청량은 코로나 사태 전(작년 12월 9일~1월 19일)보다 16.4% 뛰었다.
올레TV, Btv, U+tv, 케이블 등 VOD 통합 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16일 주 온라인 VOD 이용 건수는 122만4400건으로 코로나 직전인 1월 13일~19일(47만7833건)보다 156% 급증했다. 최근 극장 영화 신작 50여 편이 줄줄이 개봉 연기된 상태여서, 사실상 최신작들이 안방 극장(VOD) 모두 올라 온 상태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코로나발(發) 언택트 경제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비대면 소비 확산의 터닝 포인트가 될 공산이 크다"며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에도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트가 강화되고 근무 방식, 콘텐츠 소비 문화 등에도 전방위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