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위암 로봇수술 의사가 창업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3.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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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형우진 휴톰 대표 "'한국형 로봇수술' 기술력 세계 알릴 것"

"세계 1위 위암 로봇수술 경험과 노하우로 수술의 질을 높여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의 플랫폼을 개발하겠습니다"

형우진 휴톰 대표는 세계 1위 위암 로봇수술 의사 출신 창업가다. 2005년 국내 최초로 세브란스병원에 복강경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도입했고, 지금까지 1500건이 넘는 로봇수술을 집도했다. 형 대표의 기술은 다빈치의 제조사 인투이티브서지컬의 공식 표준 매뉴얼로 쓰일 정도다.
휴톰의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는 형우진 대표 휴톰의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는 형우진 대표


형 대표는 2017년 5월 복강경 로봇수술 서비스 플랫폼 개발사 휴톰을 창업한 뒤 지난해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해 플랫폼 개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형 대표는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에게 로봇수술 강연을 하면서 내 아이디어가 글로벌 기업에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연구가 연구에서 끝나지 않고, 상업화하기 위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이 1세대가 개복형, 2세대가 복강경, 3세대가 로봇이라 한다면 이제 4세대 디지털 인포메이션의 시대"라며 "현재는 수술 전 사람마다 다른 인체 내부를 3D로 구현해 수술실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톰은 촬영된 인체 3D 이미지를 응용하는 복강경 로봇수술 원스톱 플랫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휴톰은 △수술 전 3D 이미지를 활용한 '리허설'(Rehearsal) △수술의 정교함과 질을 높여주는 '내비게이션'(Navigation) △수술 영상을 분석해주는 '분석과 보고'(Anlaytics&Reports)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휴톰의 기술력으로 구현한 3D 혈관 휴톰의 기술력으로 구현한 3D 혈관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약 0.5~1.0cm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내고 이산화탄소를 삽입해 기복을 만든 뒤 내시경 및 각종 기구를 넣고 시행하는 수술이다. 휴톰은 기복 후 인체의 장기와 혈관을 3D로 구현한 뒤 가상으로 수술을 해보는 '리허설'을 통해 수술 성공률을 높일 계획이다.

'내비게이션'은 위암 로봇수술을 할 때 3D로 구현된 혈관을 보여주고 각종 지시사항 등을 알려준다.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위암 로봇수술을 위해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분석과 보고'는 약 2~3시간 동안 이뤄지는 위암 로봇수술 영상을 분석해 수술 효율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형 대표는 "2시간 수술 동안 녹화된 14만4000프레임의 데이터를 의사가 직접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분석과 보고' 솔루션으로 과거 집도한 수술을 분석한 결과, 수술시간을 약 15~30% 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위암 수술 분석으로 시작하지만 담낭절제술, 대장암, 직장암, 갑상선암 수술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휴톰의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는 형우진 대표 휴톰의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는 형우진 대표
휴톰은 현재 '내비이게이션'의 베타 버전을 만들었고,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리허설'과 '분석과 보고'의 베타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플랫폼이 수술 후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형 대표는 "지금까지 외과의사의 수련 과정은 도제식이었지만 플랫폼 개발을 통해 수술의 미래, 수련 과정 등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술 개발을 통해 의사로서 더 환자에게 좋은 치료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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