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의류 OEM, 맵시 뽐낸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3.10 05:00
글자크기

(종합)

치솟는 환율에…의류 OEM, 맵시 뽐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환율 상승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 찾기에 분주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수출 비중이 높은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9원 오른 1204.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156.4원에서 4% 넘게 상승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달 말에는 환율이 122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환율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코로나19 공포심리로 인해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유럽 대비 미국 경제가 우위에 놓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약달러로의 추세전환 기대는 제한적"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통화정책 차이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을 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고환율이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종목이 의류 OEM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90%가 넘는데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효과가 있어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85.45포인트(4.19%) 하락해 1954.77로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85.45포인트(4.19%) 하락해 1954.77로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 중에서도 원재료를 수입하는 비용이 적은 기업들이 환율 상승의 효과를 더 크게 본다. 의류 OEM 사업은 재료 수입에 드는 비용의 비중보다 인건비 비중이 더 높은 사업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등을 추천한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세가 열흘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 종목들은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각각 10만여주, 1만여주 순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등 유명 브랜드 의류를 제조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3864억원, 영업이익은 273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올해에도 무난히 10%대 성장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한세실업도 기존 수주가 늘어나는 데 더해 신규 물량까지 확보하면서 실적 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종목들은 환율 상승 뿐 아니라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은 중국 생산 비중이 거의 없으며 완성품의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다"며 "향후 의류 OEM 기업들의 벨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추천의 이유다. 실적 전망과 무관한 공포 심리에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방향성 없이 뉴스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섣불리 저점 매수로 접근하기 어렵다"며 "향후 투자심리 개선에 의해 장기화된 저평가 국면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