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로 2500억 유치한 쏘카, 기업가치 흔들…투자자 '비상'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3.10 10:02
글자크기
타다로 2500억 유치한 쏘카, 기업가치 흔들…투자자 '비상'


이른바 '타다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앤씨(VCNC)의 모회사 '쏘카'의 기업가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쏘카에 수천억원을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커졌다.

쏘카는 타다의 성장 덕에 올해 초 기업가치가 1조원에 육박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에게 누적 수천억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SK는 2대주주 자리까지 올랐다. 지분 투자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 등 합작 사업까지 추진했다.



쏘카, 누적 투자 2500억원…SK, 740억원 이상 투자 '2대주주'
10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차량공유업체 쏘카는 올해 초까지 누적 기준 약 2500억원의 투자(시리즈D)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8000억~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쏘카 투자에는 국내외 주요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2013년 미국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인캐피탈가 18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SK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았다. SK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74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2대주주에 올랐다. 2018년에는 동남아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 합작법인도 세웠다. 지난해 기준 쏘카 지분은 이재웅 대표의 다른 회사인 '에스오큐알아이(SOQRI)'가 28.46%, SK가 23.87%, 에스오피오오엔지(SOP0ONG)가 12.69%, 기타주주들이 34.98%를 보유 중이다.

이후에도 쏘카에 대한 투자는 계속됐다. 전문투자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 알토스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 LB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잇따라 투자에 참여했다.

'타다' 서비스 이후 2년 만에 기업차기 1조원 육박
쏘카의 기업가치는 2018년 브이씨앤씨(VCNC)를 인수한 이후 '타다'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만 10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510억원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던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치한 금액이다. 이 기간 기업가치는 5700억원에서 8000억~900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투자업계에서는 타자금지법 통과로 쏘카와 브이씨앤씨의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히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사업모델이 중단됐기 때문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타다의 기존 주력 서비스인 '베이직'은 사실상 확장이 불가능해졌다. 타다는 개정안 공포 이후 1개월 내 베이직 서비스를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올해 4월1일자로 타다를 단독 법인으로 독립시킨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 외에도 프리미엄이나 에어 서비스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타다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업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구조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