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의결권 행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행해진다. 하나는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또 하나는 국민연금의 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외부 자산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일임하는 것이다.
종목 수를 기준으로 하면 2018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종목의 수는 716개로 이 중 206개사는 국민연금이 직접투자를 통해 지분을 보유한 동시에 위탁운용사 역시 지분을 보유한 종목이었다. 나머지 510개사는 위탁운용을 통해서만 운용되는 종목이었다.
국민연금은 이 중 직접운용 및 위탁운용을 통해 보유한 종목에 대해서는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 최근일 기준으로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10.77%로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을 통해 보유한 지분과 자산운용사를 통해 보유한 지분이 모두 더해진 숫자다. 이 경우 국민연금이 직접 삼성전자 주총에 상정된 안건 하나하나에 대해 찬성·반대 또는 기권 의사를 내놓는다. 2018년 말을 기준으로 하면 이에 해당하는 종목의 수는 206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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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할 때 기준으로 삼는 지표는 코스피200지수로 여기에 포함된 종목 대다수는 국민연금 직접투자 대상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국내 경제에서 중요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라면 거의 전부에 대해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조흥식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부위원장(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17/뉴스1
위탁운용을 통해서만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요건에 해당하는 종목(중점 관리 사안이 발생하거나 예상치 못한 우려 사안이 발생한 기업) 또는 M&A(인수합병)으로 인해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한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로부터 의결권 행사권을 회수해 직접 행사한다. 위탁운용으로만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는 자산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투알과 한진칼의 경우가 바로 이 예외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에서 지분을 보유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종목의 수와 해당 지분율, 개별 종목의 직접투자·위탁운용 여부에 대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지투알·한진칼의 경우에서처럼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별도로 선언한 기업이 나올 경우 해당 종목이 국민연금 직접투자 대상은 아니라는 정도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투자대상 기업이 주총소집을 공고하면 직접투자 대상 기업인지, 위탁운용을 통해서만 지분을 보유한 기업인지에 따라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주총 14일 후 국민연금은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했는지 여부를 공시한다. 실제 주총 개최 전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연금은 10% 이상 지분율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