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 'XM3' 잘나가도 웃지 못하는 르노삼성..속사정은?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2020.03.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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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소형 SUV 신차 'XM3'.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소형 SUV 신차 'XM3'.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소형 SUV(다목적 스포츠차량) 신차 ‘XM3' 고객 인도를 본격화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동조합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기대작 'XM3' 앞세워 내수 3위 탈환?
르노삼성차는 9일 'XM3'를 공식 출시하고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XM3'는 르노삼성차가 2016년 9월 내놓은 중형 SUV ‘QM6’ 이후 처음 내놓은 국내 생산 신차다. 본사인 르노그룹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 모델로 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XM3'은 기존 소형 SUV와 달리 쿠페형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세단과 SUV를 절묘하게 합친 디자인으로 실내공간의 기준이 되는 휠 베이스(앞바퀴~뒷바퀴) 길이가 2720㎜로 ‘동급 최대’ 타이틀을 차지했다. SUV 운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렁크 용량도 513ℓ로 동급 최대다. 엔진은 르노그룹이 다임러와 함께 개발한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 TCe260와 경제적인 1.6GTe 엔진 두 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최신 편의·안전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동급 최초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EPA)과 360° 주차 보조 시스템가 적용됐다. 차량 실내 질소산화물과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등 유해물질을 40% 이상 저감하는 에어 퀼리티 센서와 컴바인드 필터 역시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LED 퓨어 비전 헤드라이트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긴급제동 보조시스템 등도 전트림에 기본장착된다.

여기에 공격적인 가격정책(1719만원~2532만원, 개별소비세 1.5% 기준)까지 맞물리면서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XM3'의 누적 계약대수는 벌써 8542대에 달한다.

르노삼성차는 'XM3' 흥행을 앞세워 내수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올 2월 국내 완성차업계 내수판매는 △현대자동차 (199,900원 ▼7,100 -3.43%) 3만9290대 △기아자동차 (90,800원 ▼1,100 -1.20%) 6만7971대 △쌍용자동차 (3,940원 ▼115 -2.84%) 5100대 △한국GM 4978대 △르노삼성차 3673대 순이었다. 하지만 3월에는 순위변동이 예상된다. 고객인도를 시작한 'XM3'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쌍용차도 사정권에 들어온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르노삼성차는 올해를 경영 정상화의 분기점으로 삼고 대대적 신차 공세에 나선다. 'XM3'에 이어 상반기 중으로 소형 SUV 'QM3' 후속모델인 2세대 캡처를 내놓는다. 하반기에는 중형 SUV QM6와 중형 세단 SM6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한다.

올해 내수판매량 목표는 10만대로 시장 점유율 3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지난해 내수판매량(점유율)은 8만6859대(5.7%)에 그쳤다. 2016년 11만1101대(6.1%)를 찍은 후 2017년 10만537대(5.6%), 2018년 9만369대(5.0%) 등으로 매년 내수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목표를 달성한다면 10년 만에 내수 3위를 회복하게 된다. 르노삼성차는 2010년 15만5697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내수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임금 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13/뉴스1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 노조 임금 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1.13/뉴스1
평행선 달리는 노사 갈등에 ‘공멸’ 우려도
르노삼성차는 'XM3'를 이달 위탁생산이 종료되는 닛산로그 수출 공백을 대신할 전략모델로 삼을 계획이다. 부산공장 정상화의 핵심 요소다. 부산공장 생산량은 2018년 21만대에서 지난해 16만5000대로 줄었다. 닛산로그 물량(10만대)을 제외하면 6만5000대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면서 르노그룹 본사 물량 배정에 애를 먹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해넘이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노조가 기존 임단협 외에 작년 12월 파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분을 보전해 달라고 새로 회사에 요구하면서 협상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면서 우려가 커진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현재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개별 기업 노조인데 투쟁 동력을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실화 될 경우 노사 갈등으로 르노삼성차가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 르노그룹의 2인자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 1월 29일 부산공장을 찾아 “지금 상황을 잘 넘겨 (부산공장이) 다시 그룹내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신차인 XM3 생산 배정을 위해서도 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공장이 XM3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XM3 유럽 수출 물량 배정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정상화에 필수 요소”라며 “노조 몽니에 부산공장이 물량 배정에서 제외될 경우 르노삼성차 존폐마저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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