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 스페인독감' 참극이 만든 현상…100년만에 '한국판 거리두기' 재연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3.0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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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 확산 공포에 서울부터 재연

26일 오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사를 중단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동성당은 오는 3월 10일까지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26일 오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사를 중단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동성당은 오는 3월 10일까지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어게인(Again) 1918?"

1918년은 전 세계 5억명을 감염시켜 5000만~1억명 가량 인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독감'이 대유행한 시기다. 당시 미국에서 교회들이 예배를 중단한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의 시발점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10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서울시를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국 사회에서 재연되고 있다.

서울시가 시작한 '잠시 멈춤' 전국에 확산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서울 도심이 한산하다. /사진=뉴스1(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서울 도심이 한산하다. /사진=뉴스1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글로벌리서치가 만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잠시멈춤-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관련한 전화면접 조사를 진행한 결과 94.8%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보였다. 이 캠페인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 2일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종교계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불교계는 주요 30개 종단의 법회를 취소하고, 천주교는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16개 모든 교구 미사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국교회에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동참을 적극 요청했다.



서울시는 이번 캠페인의 성공 여부가 광역적 참여와 연대에 있다고 본다. 이에 정부기관 및 전국 자치단체, 국내외 외국인 기업 및 커뮤니티 등에 이동과 사람들간 접촉을 자제하는 등 캠페인 동참을 협조 요청했다.

경기도는 이에 화답해 사회적 거리두기 7대 분야를 제시했다. 회식 및 부서 단체행사를 자제하고, 화상회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또 도민들에게 외출 및 외부 모임을 자제하도록 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도 시군 대책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조했다.

과천시, 보령시, 포항시, 아산시, 함양군 등 많은 기초지자체들도 최근 동참을 선언했다.


기업들도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구자열 LS회장이 전사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롯데면세점도 출퇴근 시간을 다양화한 유연 근무제와 월간 근무일을 본인이 조정하는 선택적 근로제도를 확대키로 했다. 동서발전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시행키로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1962년 창립 이후 58년만에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한국철도공사도 열차 이용 승객들의 자리를 띄워 배정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잡화매장 상인이 썰렁한 거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잡화매장 상인이 썰렁한 거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마스크 대란' 해법 못 찾아
이번 설문에서 73.2%가 서울시의 코로나 사태 대처에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잘 못하고 있다는 26.8%였다. 긍정평가 이유론 확진자 현황 및 동선공개 등 투명한 정보 공개가 전체 응답의 37.0%로 1위로 꼽혔다. 집회금지, 문화체육시설 운영중단 등 선제적 폐쇄조치(20.5%), 신천지 등 감염우려자에 대한 역학조사 및 추적(17.3%)도 거론됐다.



반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 절반(49.2%) 정도가 마스크 공급부족을 꼽았다. 서울시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서울시 방역물품 대책본부'를 가동키로 했다.

대책본부는 우선 감염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마스크지원 사업'에 나선다. '방역물품 수급 종합대책'에 따라 서울시가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쪽방 상담센터와 함께 돈의동, 창신동 등 5개 쪽방촌에 거주하는 3085명에게 마스크 1만5000개를 직접 전달한다. 라이더유니온, 퀵서비스 노동조합 등 이동노동자 단체에도 마스크 4만6000개를 지원한다.

서울소재 봉제업체 등을 활용해 필터 교체식 마스크 생산도 검토한다. 서울기술연구원이 MB필터를 대체할 마스크용 필터 개발을 추진하고 보건환경연구에서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원료를 실험하고 있는 단계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의 확진환자 규모가 12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해외접촉 관련 확진환자가 15명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 관리사무소(13명) △종로구(10명) △대구 방문(9명) △신천지 교회 관련(2명) 등이 주요 발생원인이다.

박진영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방역 현장의 목소리와 이번 여론조사 및 120다산콜센터 등에서 매일 수집되는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빠르게 수렴해 우선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을 다각적으로 찾아 집중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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