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못 막는 소부장, 공모시장 주역 우뚝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3.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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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활약이 빼어나다. 잇따른 등판에도 코로나19 등 우려를 극복하고 투자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며 어느새 공모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소부장의 흥행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공모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된 지난 2월부터 IPO 공모 절차를 밟은 서남, 제이앤티씨, 서울바이오시스는 모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7.88포인트(3.30%) 내린 1,987.01로 장을 마감한 지난 2월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7.88포인트(3.30%) 내린 1,987.01로 장을 마감한 지난 2월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고온 초전도 선재(케이블) 회사 서남 (5,300원 ▲50 +0.95%)은 지난 2월 4~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28대 1을 기록, 희망공모가밴드(2700~3100원) 최상단인 31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당시 올해 수요예측 최고 경쟁률이다. 서남은 기술성평가를 통한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했는데, 최근 비교적 실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적자 구조의 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공모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서남은 소부장 기업에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줄여주는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밟은 회사이기도 하다.

3D 커버글라스 등을 개발하는 전자 부품 회사 제이앤티씨 (19,750원 ▼400 -1.99%)도 수요예측에서 지난 2월 19~20일 수요예측 경쟁률 1077.88대 1을 기록했다. 희망공모가밴드(8500~1만500원)을 넘어선 1만1000원에서 공모가를 정했다.



LED(발광다이오드) 칩 회사 서울바이오시스 (3,245원 ▼15 -0.46%)는 지난 2월 20~2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1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희망공모가밴드(6500~7500원) 최상단인 75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코로나19 확산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던 지난 26~27일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경쟁률 942.7대 1로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우려를 극복했다. 지난 6일 증시에서 상장 첫 날 공모가보다 5500원(73.33%) 오른 1만3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코로나19도 못 막는 소부장, 공모시장 주역 우뚝
앞선 서남이나 제이앤티씨, 서울바이오시스 정도는 아니지만 전자 부품 회사 엔피디도 비교적 순조롭게 공모 절차를 마쳤다. 지난 2월 25~26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07.5대 1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서남과 제이앤티씨, 서울바이오시스 모두 상장 이후 최근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지난 6일 종가 기준)가 모두 공모가 이상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최근 마케팅 서비스 회사 메타넷엠플랫폼, 건축 기술 기업 센코어테크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상장 절차를 철회한 것과 비교하면 소부장 기업의 공모 시장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소부장의 활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자동차 부품 회사 LS이브이코리아(엘에스이브이코리아)는 곧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신도기연, 클린룸 설비 원방테크 등 소부장 기업이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흥행 성과뿐 아니라 여러 소부장 기업이 IPO에 도전하며 공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부장은 지난해부터 기술 국산화 분위기를 타고 정부 지원 확대 정책 등 긍정적 평가가 부각되고 있는 업종"이라며 "지난 몇 년간 공모 시장에서 활약이 미미했지만, 최근에는 기술 경쟁력과 실적 성장 기대감을 갖춘 소부장 기업의 경우 오히려 높은 안정성을 기반으로 투자심리가 부각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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