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섭 대표 "글로벌 임상 어벤져스가 파킨스병 치료제 개발"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3.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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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11호스팩과 합병 통해 코스닥 상장, 바이오 임상 리스크 '불식'

"글로벌 임상시스템을 구축해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불거진 임상 리스크를 낮췄습니다. 코스닥 상장 후 파킨스병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20,200원 ▲200 +1.0%)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해선 안정적인 임상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카이노스메드는 2007년에 설립된 바이오벤처로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오는 5월에는 하나금융11호스팩 (2,705원 ▼115 -4.08%)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예정이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스병 치료제(KM-819)와 에이즈치료제(KM-023) 등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KM-819는 올해 상반기 미국 임상 2상 IND(임상계획승인)을 제출할 계획이고, 중국에서 임상 3상 중인 KM-023은 상반기 중에 마지막 환자에 대한 투여가 이뤄진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


회사는 KM-819의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하기 위해 자회사 파시네이트테라퓨틱스(FAScinate Therapeutics)를 설립했고, 미국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VC)이 파시네이트테라퓨틱스에 투자해 임상 비용을 모두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카이노스메드 주주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을 막을 수 있고, 훗날 파시네이트테라퓨틱스가 성공할 경우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파킨슨연구소(PICC)가 KM-819가 파킨스병의 진행을 제어하는 질병 조절 치료제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덕분이다. PICC는 미국에서 파킨스병 분야 최고의 환자 데이터와 임상 설계 경험을 갖고 있다.

KM-819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죽이는 단백질인 FAF1(Fas-Associated Factor1)을 억제하는 후보물질이다. 이 대표는 "KM-819는 파킨스병의 진전을 근본적으로 막는 혁신 치료제"라며 "특히 경구용으로 개발이 가능해 움직임에 제약을 받는 파킨스병 환자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카이노스메드는 PICC의 CEO(대표이사) 출신 케롤리 발로우 박사를 과학자문위원회 위원(SAB)으로 영입했다. 발로우 박사는 KM-819의 임상설계 및 FDA(식품의약국)와의 소통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발로우 박사가 KM-819를 검토한 뒤 첫 마디가 '이건 직접 임상 디자인을 하고 싶다'였다. 임상 비용이 없다고 하니 미국 바이오 전문 VC를 소개시켜줬다"며 "현재 판매되는 파킨스병 치료제는 사실상 증상 완화제 수준으로, PICC는 KM-819가 완화제가 아닌 질병 조절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KM-819의 임상 2상은 PICC가 임상 디자인을 맡고, 글로벌 CRO(임상시험수탁업체)기업 파락셀이 연구를 수행한다. 또 미국의 파킨스병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최대규모 비영리단체인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MJFF)이 환자 DNA 데이터를 제공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임상 3상 관리 실패를 겪은 점과 카이노스메드가 비교되는 대목이다.

카이노스메드는 KM-819의 적응증을 다계통 위축증(MSA) 및 헌팅턴병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MSA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진입을 기대한다. 또 KM-023은 임상 3상 완료 후 중국 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의 신약 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카이노스메드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의 에이즈환자는 약 200만명으로, 매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에이즈치료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이 높아 KM-023이 빠르게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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