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 경보기까지"…화장실 휴지 훔치는 일본, 왜?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3.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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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관련한 헛소문으로 일본인들이 화장지 사재기에 나선 가운데, 공중화장실에서는 휴지가 도난당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를 '휴지 테이크아웃(싸가기)'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부끄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쇠사슬에 경보기까지"…화장실 휴지 훔치는 일본, 왜?


쇠사슬로 묶고, 아예 폐쇄한 곳도
최근 일본인 계정 트위터에는 공중화장실과 편의점·음식점 내 화장실, 심지어 직장 화장실에서도 휴지걸이에 휴지가 사라졌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어떤 공중화장실은 휴지가 없다고 공지를 해놨고, 아예 폐쇄시킨 곳도 있다.



3일 후지TV '와이드쇼'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다니 슬퍼졌다"는 한 편의점 측의 반응을 전했다. 이 편의점은 비상조치로 화장실 안 휴지를 걸이에 사슬로 묶어놨다. 한 식당은 화장실 선반에 휴지 12개를 놔뒀지만 자꾸 사라지자 치워버렸다.

이날 법률매체 '변호사닷컴'은 화장지 도난 문제를 겪는 음식점 사장의 고민을 전했다. 그는 화장실에 CCTV(감시카메라)를 두고 싶다고 했고, 글을 작성한 변호사는 법적인 문제로 이보다는 휴지가 걸이에서 빠지면 울리는 경보기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공장이 쉬어 품귀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화장지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마트 등에서는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온라인에서는 가격이 40배 뛰기도 했다.

화장실을 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은 한 화장실. /사진=트위터화장실을 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은 한 화장실. /사진=트위터
'휴지 도난' 사례 소식을 전하는 한 일본방송'휴지 도난' 사례 소식을 전하는 한 일본방송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일본 가정용종이공업회를 인용해 중국산 수입량은 전체 화장지의 1.3%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소문이 일종의 가짜뉴스라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화장지 제조업체는 생산량을 최대 2배로 늘렸지만 소매점에 제때 공급되지는 않고 있다. 부피가 커서 대량 배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화장실 휴지 도난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부끄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트위터와 관련 기사 댓글에는 "일본인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화장지를 갖고 다녀야 하는 나라가 있던데 일본도 그렇게 됐다" "공중화장실을 유료화 하자" "바이러스보다 인간이 문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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