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W, 최대주주 변경 후 '일거양득'..."지배구조 안정+신성장동력 확보"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 2020.03.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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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W 인천 본사 내부 / 사진=MTN DB.
EMW가 거래재개를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최근의 최대주주 변경은 지배구조 안정성 향상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일거양득 계기가 됐다. 거래재개의 핵심인 재무제표 재감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EMW의 최대주주는 최근 류병훈 전 회장에서 '이앤에스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 이앤에스가 지난달 27일 류 전 회장 주식 445만주, 지분율 14%를 89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류 전 회장의 잔여주식 138만 115주, 지분율 4.34%는 'LD CRES LLC'가 인수했다. 이 역시 이엔에스 측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엔에스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회사 친인척이 세운 투자법인이다. LD CRES는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선임될 예정인 로이드 리(Lloyd Lee)가 미국에 세운 투자법인이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두 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거했고, 자동차 분야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것.



우선, 과거 횡령·배임을 저지른 류병훈 전 회장과 관계를 단절하고, 새로운 최대주주와 새출발한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

류 전 회장은 지난달 20일 인천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7억 5,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앞서 지난 1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또 다른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징역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한국거래소에서 EMW 주식거래를 정지(2018년 9월 18일)했던 주된 이유가 이같은 횡령 발생에 따른 것이었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주식거래 재개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새 최대주주와 함께 신성장동력을 찾았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EMW는 이번 주총을 통해 정관상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자동차 부품 제조, 판매 및 유통업'이다.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최대주주 측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EMW 관계자는 "앞으로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텔레매틱스 시장이 매우 커질 것"이라며, "자동차에 쓰일 수많은 안테나 종류에 대해 선행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MW는 최근 한 대기업이 수주한 자동차용 5G 통신 모듈의 안테나 부분을 개발했다. 이 고객사를 통해 글로벌 카메이커에 공급될 예정이다. 새 최대주주는 이같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도 안정을 찾았다. 새 최대주주가 양일규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을 신임했기 때문이다. 대주주 측 새로운 사내·사외이사를 선임하더라도 양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을 약 5년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경영 안정성은 고객사에서도 그동안 주시하던 사안이다. 부품 조달과 공동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및 CEO 리스크가 재발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앤에스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경영 안정과 연속성을 위해 현 경영진을 신임하기로 했다."며, "통신 분야 연구개발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새로운 이사를 일부 선임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진은 9일 임시주총과 이달말 정기주총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재무제표 재감사다. 상장폐지를 면하고 주식거래가 재개되도록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긍정적인 것은 그동안 난항을 겪던 회계자료 확보가 대부분 이뤄졌다는 점이다.

EMW 관계자는 "류 전 회장이 어렵게나마 회계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대부분 제공했다."며, "재감사 추진을 위한 자료 준비는 완비됐다."고 말했다.

재감사 착수 시점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4월 초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부감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는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가 부여한 개선기간은 오는 4월 9일까지다. 이때까지 감사의견이 나오지 않더라도, 회계법인으로부터 일단 재감사에 착수했다는 확인서를 받으면 감사의견이 나올 때까지 심사가 일정기간 유예될 수 있다.

EMW 관계자는 "회계법인에 제출한 검찰 수사 자료만 1만 2,000페이지에 달하고,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회계법인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반드시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 회사 정상화를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상황 속에서 불안해하던 임직원들도 안정을 찾았다."며,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사업 영속성 확보에 이어 재무 안정성까지 확인 받아 거래재개를 이뤄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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