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도 안탄다…대중교통 기피에 교통산업 최악

머니투데이 문영재 기자 2020.03.04 10:19
글자크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교통편별 이용객 감소 추이 현황

KTX도 안탄다…대중교통 기피에 교통산업 최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빠르게 전파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교통은 물론 고속도로와 철도·고속버스 등 육상교통마저 이용자가 급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정부의 공식 통계로 드러났다.

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코로나19에 따른 교통편별(업종별) 이용객 감소 추이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교통편별 이용자 수는 전년동기 대비 17.2~72.5%까지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필수통행 이외에는 이동량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교통현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작성된 것으로, 각 교통편별 피해상황에 대한 대책이나 지원 등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중교통 기피현상 심화…고속도로 주말 통행량 30%↓ KTX 72.5%↓
지난달 23일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이용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난달 한 달 내내 전년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주간 단위 고속도로 통행량(전체)은 전년대비 첫째주(2월3~9일) 5.4%, 둘째주(2월10~16일) 4.7%, 셋째주(2월17~23일) 12.8%로 감소하다가 넷째주(2월24~3월1일) 17.2%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넷째주 주말 통행량은 전년대비 29.5%까지 감소했다. 이 기간 휴게소 매출액도 33.2% 급감했다.

지난달 고속철도(KTX) 수송량도 전년대비 첫주 25.8%, 둘째주 21.7%, 셋째주 34.1%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넷째주에는 감소율이 72.5%까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지난 1일 KTX의 전체승객은 3만5000여명으로 전년동기 대비(22만명) 83.9%나 급감했다. 노선별로는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두드러진 대구·경북 지역을 통과하는 경부선의 승객이 최대 87%, 호남선은 76%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는 광역철도(전철)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광역철도 수송량은 전년대비 첫째주 6.2%, 둘째주 5.8%, 셋째주 12.6%로 줄다가 넷째주 35.1%까지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사스(2003년·중증호흡기증후군)·신종플루(2009년)·메르스(2015년·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사례를 보면 시민들의 교통편 이용은 감염병 확산에 따라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며 "고속도로나 철도, 고속버스 등의 수송률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때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스의 경우 종료시점까지 9개월이 걸렸다. 신종플루와 메르스도 각각 14개월, 8개월이 지나서야 상황이 종료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바이러스 확진자가 음성 판정을 받은 날부터 최대잠복기 14일의 두 배가 지날 때까지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본다.



고속버스 승객감소율 60%…항공여객 65.5%↓
공기업이 운영하는 고속도로나 철도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민간업체인 고속버스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31일~2월23일 고속버스 수송량은 189만2758명(8개사 기준, 직행 전환노선 포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0만2631명)보다 39% 감소했다. 지난달 내내 승객감소율이 30~40%대에 달했다. 그러나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지난달 23일에는 승객감소율이 60%까지 고꾸라졌다. 업계에서는 수입금 감소 규모가 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항공 여객 실적은 전년대비 49.3% 감소했다. 지난달 넷째주 실적만 보면 전년대비 65.5% 급감했다. 지난달 넷째주 미주 노선 실적은 전주대비 19.1%나 줄었다.



김주영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고속도로와 철도, 항공 등 수송 실적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교통산업 유지를 위해 공공부문보다는 민간부문 지원에 우선 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