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만 몸값 올리는 명품…루이비통, 석달 만에 또 인상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3.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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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루이비통 매장 전경/사진=오정은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루이비통 매장 전경/사진=오정은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또 가격인상에 나선다. 지난해 11월15일 가격을 올린 지 3개월 반 만이다.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단행되는 루이비통의 가격인상에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코리아는 오는 4일부터 핸드백을 비롯해 지갑, 쥬얼리 등 전체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 당초 2일 인상 예정이었으나 인상 일자를 이틀 연기했다. 제품별 인상률은 상이하나 5~10% 수준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15일 전체 제품의 가격은 한 차례 올렸고 지난 1월30일에도 남성 클러치류만 10% 가량 올린 데 이어 또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앞서 3월1일부터 루이비통 본사인 프랑스에서도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루이비통 주요 제품인 모노그램 네오노에가 1180유로에서 1220유로로, 모노그램 포쉐트 메티스는 1390유로에서 1430유로로 소폭 가격이 올랐다. 모노그램 라인의 저가 제품들은 대부분 30~40유로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루이비통 측은 "가격 인상의 이유는 정확히 밝힐 수 없다"며 "고객 정책에 따라 가격은 수시로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2월과 11월 두 차례의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고, 오히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흐름이다. 올 들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백화점 매출이 20% 넘게 급감하는 가운데도 명품 매출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거나 소폭 하락에 그쳤다.

명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충성도가 유지되면서 주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디올은 4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1월2일부로 또 일부 품목을 8%씩 올렸다. 샤넬도 지난해 10월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10% 넘게 가격을 올렸다. 샤넬은 가방의 기본 단가가 높기 때문에 클래식, 2.55백, 보이샤넬, 가브리엘 백 가격은 100만원씩 뛰었다. 명품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도 지난해 11월 2~10% 가량 올렸다.


명품업체들은 가격을 올릴 때마다 다양한 이유를 들고 있다.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 △환율 변동 반영 △제품 원가 상승 △최저 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 전가 등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기 때문"이라고 가격 인상의 이유로 수요의 비탄력성을 꼽는다. 오히려 가격을 올린다고 하면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직장인 A씨(여·38세)는 "지난 주말 서울 잠실 롯데 에비뉴엘에 갔는데 직원이 곧 가격이 오른다고 말해줬다"며 "가격이 오르기 전에 마음에 뒀던 가방을 사왔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비 4.6% 성장한 1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8번째로 큰 규모다. 국내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3조65000억원으로 세계 4위를 기록, 명품 종주국인 프랑스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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