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고 하시더라고요. 20대 초반은 놀기 좋아하는데, 얘가 술 먹고 출근하진 않을까 하고요(웃음)"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버스에 오르는 승객 한 분, 한 분과 눈을 맞추며 인사한다. 승객들은 단말기에 카드를 찍다가 인사성 밝고 싹싹한 20대 기사를 한 번 더 쳐다본다. 한 승객은 "요즘은 기사 아저씨가 아니라 기사 오빠네"하며 껄껄 웃는다.
왕복 약 70분이 소요되는 1000번 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이 씨는 '운전 일이 그리 고되진 않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운전을 직업까지 이은 케이스다.
세종시에서 최연소 시내버스 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수호 기사님(23).현재 1000번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사진=이상봉 기자
한번 왕복 운행에 약 90명이 타는 이 씨의 버스는 조금 특별하다. 탑승 시 친근한 인사말을 들을 수 있고, 버스에선 승객들의 연령대, 날씨 등에 맞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손님 맞춤형' 버스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는 화목한 분위기로 이동 간에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대부분이 이어폰을 끼신 분들이 많긴 해요. 또래인 학생들이 많이 타면 최신곡을 틀어요. 따라 부르시면서 즐겁게 가시더라고요. 피곤한 퇴근 시간에 팝송, 잔잔한 노래를 틀죠. 직장인분들이 창밖을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기시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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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확실히 느껴지고, 하루 일이 끝나면 보람이 크다는 이수호 기사님. /사진=이상봉 기자
승객이 두고 내린 물건은 없는지 점검에 한참이던 이 씨는 "나이가 있는 기사님들보다 경력이나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큰 차일수록 사각지대가 많아 신경 쓸 게 많은데, 주의 전환이나 판단하는 능력은 누구 못지않게 자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버스 기사'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바로 유튜브('하드캐리')다. '시내버스 기사가 되는 팁', '면허 10개 따는 법' 등을 말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 하는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승객과 버스 기사 모두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제공한다. /사진=이상봉 기자
마지막으로 그는 당찬 20대 답게 '인사 문화'를 제안했다. 간단한 인사 한마디가 승객과 버스 기사의 하루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늘 승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안전운전해야죠. 타고 내릴 때 하는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승객, 버스 기사 모두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제공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