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마다 "마스크 없습니다"…이틀째 허탕친 시민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임찬영 기자 2020.02.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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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소재 한 약국에 붙은 공지. /사진=임찬영 기자.서울 강남구 소재 한 약국에 붙은 공지. /사진=임찬영 기자.


"마스크 아직 안 왔어요"

28일 찾은 서울 송파구 소재 약국에는 이같은 벽보가 붙었다. 벽보를 본 일부 시민들은 입구에서 돌아서기도 했다. 강남구 소재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이모씨는 "어제부터 마스크 사러 온 손님들이 많아서 종이로 안내문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찾은 약국을 비롯해 하나로마트 등 서울 소재 마스크 공적판매처에는 이같은 내용의 공지가 곳곳마다 붙었다. 관계자들은 이날부터 마스크가 전국에서 판매된다는 정부의 전날 발표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공지에 나섰다고 입을 모은다.



"설명하다 힘들어서…"
양천구 소재 약국의 약국장 박모씨(60)도 "오늘만 50명이 와서 마스크 언제 오냐고 물었다"면서 "질문을 답하다 힘들어서 공지를 붙였다"고 밝혔다.

이날 이 약국을 찾은 시민 A씨도 공지를 보고 손사래를 치며 발길을 돌렸다. 친구와 함께 약국을 찾은 A씨는 "이날 오후부터 판매한다기에 찾아왔다"면서 "안 판다고해서 집에 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소재 하나로마트에 붙은 벽보./사진=정한결 기자.서울 양천구 소재 하나로마트에 붙은 벽보./사진=정한결 기자.
다른 공적판매처인 농협 하나로마트에도 "3월부터 판매한다"는 벽보가 붙었다.

양천구 소재 하나로마트의 판매원 강모씨(55)는 "마스크 언제 오냐고 문의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벽보를 붙였다"면서 "서울·경기는 제외라는데 사실 언제 올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공급업체가 이쪽에는 연락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르면 전날인 27일 오후, 적어도 28일에는 전국에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방침과 달리 물량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전날에 이어 오늘도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게 됐다.

결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역·장소에 따라 판매시간은 다를 수 있다"면서 "제조업체와 공적판매처의 계약관계가 일부 지연된 면이 있었고 배송시간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3월부터 '마스크 대란' 해소
현장에서는 3월은 돼야 '마스크 대란'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전국에 마스크가 꾸준히 보급되면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약사는 "오늘 아침 일부 마스크 판매처에 사람들이 줄 선 모습을 봤다"면서 "오히려 마스크 사려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된다는 생각이 든다. 3월은 돼야 이런 사태가 끝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천구 소재 약국의 약사 최모씨(54)도 "애초에 지금은 돌아다니며 마스크 구해봐야 소득이 없을 것"이라면서 "3월부터 공급이 되면 부정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내역서도 작성하는 등 관리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정한결 기자./사진=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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