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휘청이는 주가…빛 보는 채권형 펀드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2.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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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장중 2,000선 아래로 떨어진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스피 지수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장중 2,000선 아래로 떨어진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커지며 국내를 넘어 뉴욕 증시까지 휘청이자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 27일(현지 시간) 전날보다 1190.95포인트(4.42%) 급락한 2만5766.6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130여년 역사상 가장 큰 하락폭이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낙폭이 3%대로 확대돼 장중 199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공포감에 휩싸인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채권형 펀드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1월, 국내 채권형펀드로 438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는 무려 2조2188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하반기 만해도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는 등 주가전망이 밝아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채권형펀드에서 6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국내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0.75%로 같은기간 국내주식형 -7.57%를 크게 웃돌았다. 해외주식형 -2.7%보다도 높아 채권강세 흐름을 여실히 드러냈다.

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ㄱ니자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ㄱ니자
상품별로 코로나19가 극심해진 최근 한 달 수익률을 살펴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KAP초장기국고채펀드'가 4.72%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우리장기국공채'(한달 3.26%), 'KB장기국공채플러스'(2.89%), '키움KOSEF10년국고채'(2.65%) 등 주로 국고채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안전자산 선호 뿐만 아니라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며 채권형펀드에 미리 대거자금을 투입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코로나19 확대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연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이달 초 순자산 1조원 이상으로 몸집을 불려 화제가 된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 등 해외주식형 펀드들의 수익률은 부진하다.

이달 초 기준 3% 가까운 한 달 수익률을 올렸던 펀드들은 지난 27일 기준 -3~4% 수익률을 기록했다. 배당성장 잠재력인 큰 우량기업, 인기 IT주를 공략하며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은 인기펀드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주가침체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강진원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이사는 "시장의 중심화두는 한국·중국·일본 등 세계 경제의 공급망 역할을 하는 국가들의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이 얼마나 빨리 될 것이냐"라며 "더 우려가 생길 것이라 본다면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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