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39개 줄폐업"…'코로나 쇼크'에 쓰러진 관광·여행산업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2.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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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이어진 업황부진에 코로나19 덮치며 고사 위기…고용유지지원금 신청업체 절반이 여행업종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사진=뉴스1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가 국내 여행산업에 쓰나미를 몰고 왔다. 해외여행심리가 위축되고 해외에서도 한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거나 한국인의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커지며 여행사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등 여행업계 전반이 침몰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계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사실상 해외여행수요가 '제로(0)'가 되며 개점휴업 상황에 놓였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39개 여행사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여행 수요 감소나 지난해 일본여행 불매 등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코로나19만의 문제라고 볼 순 없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업황 침체가 폐업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오는 3~4월은 폐업업체 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이 직격타를 맞았다. 여행취소하러 출근한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국내 대표 아웃바운드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까지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 신규예약이 뚝 끊기며 경영난에 빠졌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다음 달부터 2개월 동안 주3일 근무제를 실시, 인건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모두투어도 희망자에 한해 두 달 동안 임금을 70% 지급하는 유급휴직 제도를 진행한다. 대형 여행사들까지 휘청일 정도가 되면서 중·소규모 여행사들은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방한 여행시장의 '큰 손'들이 한국여행 경보를 내린 데다,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속출하며 국내여행 수요도 주저 앉아서다.

이에 따라 3~5월에 국내 여행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고용유지지원금'에 신청한 833개 업체 중 49.3%(411개)가 여행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항공 등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산업이 없지만, 여행업계가 산업 특성 상 여행심리가 국제정세 등 외부변수에 크게 휘둘리고 대다수가 영세한 업체로 구성돼 체질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종 특성 상 종사자가 많아 이대로 가다간 고용쇼크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여행·관광업계는 전날(26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만나 여행업을 조선업처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장관은 "지정 요건 충족 여부나 고용상황 등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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