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에 '자제' 요청했지만…전세계 韓 빗장 속수무책

머니투데이 권다희 , 김평화 기자 2020.02.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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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국가는 9개국(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2020.2.24/뉴스1(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국가는 9개국(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2020.2.24/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한국발 입국을 막는 국가가 급증하는 가운데 외교부가 미국·중국·일본 정부에 연달아 과도한 조치 자제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한국 방문자에 대한 입국 제한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외교부, 美·中·日에 "과도한 조치 말아달라"=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27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통화하고 코로나19 관련, 미국의 과도한 조치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현지시간 26일) 미 국무부가 한국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격상한 뒤 이뤄진 통화다. 3단계는 미국인에게 가급적 한국을 가지 말라는 의미다.

미 정부는 아직 한국인이 미국에 오는 건 막지 않고 있으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가 부랴부랴 ‘과도한 조치 자제’ 요청을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등 다른 국가발 입국금지와 관련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에만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외교부는 중국·일본에도 코로나19 관련 조치에 우려의 뜻을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하고 최근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제한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같은 날 김건 외교부 차관보도 외교부 청사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 대사를 만나 중국측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산둥성 웨이하이시가 한국발 입국자를 예고 없이 격리하는 등 중국 지방 정부들이 일방적 조치를 취한 데 대한 항의다.


정부는 대구 등의 입국자를 막기로 한 일본에도 우려를 표했다. 조세영 차관은 26일 도미타 코지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일본측 입국금지 조치에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대응을 요청했다. 일본은 27일 0시부로 14일간 대구·경상북도 청도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26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회의에서 결정했다.

(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국가는 9개국(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4/뉴스1(인천공항=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국가는 9개국(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4/뉴스1
◇중남미까지 확산…유럽 '빗장'도 늘어나나=
그러나 한국 방문자의 입국을 막거나 입국 검역을 강화하는 국가는 27일 오전 기준 42곳으로 급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국 방문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나우루, 마이크로네시아, 몽골, 베트남, 사모아, 솔로몬제도, 싱가포르, 일본, 키리바시, 투발루, 피지, 필리핀, 홍콩, 바레인,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쿠웨이트, 사모아(미국령), 모리셔스, 세이셸 등 21개국이다. 하루 새 몽골, 피지, 필리핀, 세이셸이 추가됐다.

검역을 강화하거나 격리조치를 실시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곳도 21곳이다. 국가별로는 대만, 마카오, 인도, 태국,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벨라루스, 영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카타르, 우간다, 모잠비크, 튀니지, 모로코, 콜롬비아, 파나마, 파라과이 등이 집계됐다. 중국에선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푸젠성 등이 성별로 한국발 탑승객에 대한 자가격리 등을 실시 중이다.

외교부는 물밑 협의로 입국 제한 조치를 막으려 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대유행’(pandemic) 단계에 근접하며 자국 방역을 위해 빗장을 거는 국가들을 막는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조세영 차관은 “국가명을 다 밝힐 수는 없으나 물밑의 외교적 노력으로 입국 제한을 발동하려다 안 한 국가도, 한국에 전면적 입국 제한을 하려다 일부 지역으로 축소한 곳도, 격리하려다가 발열 유무 체크 정도로 궤도를 수정한 곳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관광업 위주의 소규모 섬나라나 아시아, 중동 지역에 국한됐던 ‘한국 제한국’이 유럽, 중남미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유일한 청정대륙이었던 중남미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 지역 국가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 이탈리아 확진자 급증으로 유럽 내 전파가 우려되며 유럽 국가들이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독일의 경우 아직까지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은 없지만, 외교부는 독일 내 한국인들에게 “가급적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해달라”고 공지했다. 확진자가 10여 명 발생한 영국도 보건당국에서 지난 19일 이후 대구·청도 등에서 입국한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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