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눈은 24개 상장사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특례를 악용하는 곳이 있을 텐데 대표적으로 지난해 의견거절 받은 회사들"이라며 "'중국제품 만든다', '중국에 공장이 있다'는 이유로 제출기한을 늘리려고 할 텐데 어떤 기준으로 가려낼지가 고민"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기업의 경우 사업보고서를 최대 45일까지 지연 제출해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해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재무제표 제출 지연 등의 문제를 겪더라도 기업에 행정조치, 시장조치를 면제해주는 것이 골자다.
◇24곳에는 누가 있나

종목별로 살펴보면 시가총액 8218억원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 케어젠이 지난해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 케어젠은 27일 기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 36위에 올라있다. 당시 감사인인 삼정KPMG는 "감사인은 2018년 당사의 매출, 매출원가 등 관련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코스닥 상장사 ENW, 파인넥스, 이엘케이 등이 범위제한에 더해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있다며 감사의견거절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에는 신한, 웅진에너지, 세화아이엠씨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관련 기업 약 9곳…대구·경북 합치면 10여 개로 추정

구체적으로 케어젠의 경우 해외 영업본부 아래 중국사업팀이 존재하고, 크로바하이텍은 중국 산동성·광동성 등 3곳에 생산설비를 마련했다. KJ프리텍도 중국 연태와 혜주 지역의 자회사를 통해 해외고객사에 자사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화아이엠씨도 천진세한모구, 청도세화모구 등 4개 중국법인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구·경북 등 국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과 연관된 기업을 합치면 10여 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업보고서 지연제출에 대한 제재 면제요건의 모호성이다. 당국은 '주요사업장'이 중국 또는 국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있거나 그 지역에서 '중요한 영업'을 수행하는 등의 경우 제재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특례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거래소와 협조해 신중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요사업장', '중요한 영업'의 판단 기준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