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서도 걱정' 트럼프, 美증시 하락에 '격노'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20.02.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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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대통령, 인도 방문 내내 美 증시에 신경…CDC가 투자자 겁먹게 했다고 믿어"

/사진=AFP/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이틀 간의 미국 증시 급락에 크게 화를 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경제 성과를 앞세워 올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미 보건당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데 이런 행정부 태도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비즈니스 원탁회의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점점 더 잘 통제하는 것 같다"며 "전일 월가가 급락세를 보였지만 오늘 개장에 앞서 선물지수는 더 높아졌다"며 낙관론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25일 이틀간 취임 후 처음 인도를 국빈 방문한 후 돌아왔다.

그는 전일 트위터를 통해서도 "미국은 코로나19를 매우 잘 통제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내겐 매우 좋아보이기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하락(dip)을 살 때"라고 말해 오히려 저가 매수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면에 드러낸 '자신감'과는 다르게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방문 내내 미 증시의 하락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시장 하락을 부채질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불만을 가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을 요구한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 하락에 매우 격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CDC로부터의 극단적인 경고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겁먹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지난 24~25일 이틀 연속 2~3%대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10년 만기 미 국고채 수익률은 1.33%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 기록을 써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미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며 "팬데믹(대유행)의 세 번째 요건인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을 향해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같은 발언이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WP는 백악관과 미 질병당국의 서로 모순돼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태도가 새로운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투자자들에 대해 경제적 안정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미 행정부는 공중 보건 메시지를 약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칼럼니스트 프리다 기티스는 CNN에 "코로나19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급작스럽고도 강력한 요인"이라며 "그것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2020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 성과의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부정하도록 유권자들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라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진실을 말하지 않으며 전문가들의 공중 보건 조언을 혼동시키거나 반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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