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실증 연구를 통해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가 산업에서 흔히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대비 45%에 불과, 일반적인 금속과는 달리 저온에서 충격에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3D 프린팅법으로 제작된 시험용 엔트로피 합금(사진 왼쪽)과 시험 중인 엔트로피 합금(사진 오른쪽)./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엔트로피 합금'과 같이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금속은 힘이 가해질 때 원소배열이 대칭적으로 놓이는 쌍정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쌍정변형을 거치면 금속 내 입자 크기가 더 작아져서 단단해지고 충격에도 훨씬 강해진다.
연구진은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가 낮고, 이로 인해 저온일수록 쌍정변형이 더욱 쉽게 나타나 충격에 강해진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규명해 낸 것.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해외에서 가동 중인 첨단 중성자과학연구시설을 활용,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를 더욱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존에는 전자 현미경으로 일일이 관찰하면서 에너지를 측정했는데 이때 소재를 절단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실험적 오류가 발생했다. 또 한 번에 머리카락 굵기(100 마이크로 범위) 정도의 작은 부분만 관찰할 수 있어 실험 결과가 불완전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중성자 빔을 이용해 원자보다 큰 밀리미터 단위 크기의 소재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었다.
또 실시간(in situ)으로 변형 중인 소재를 측정하면서 변형 공정 중의 결함 변화를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100여회 이상의 반복 실험으로 얻어낸 변형 순간의 에너지 변화 데이터를 확보해 실험의 신뢰도를 높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 연구원의 우완측 박사(양자빔물질과학연구부)는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연 3조원 규모의 국내 극저온 밸브, LNG 저장탱크 및 액체수소 저온탱크 시장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약 50조에 달하는 극지 해양플랜트 소재부품 사업과 우주·항공, 수소자동차 등의 첨단 미래 에너지 소재분야 등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