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도 말만 믿고 동선 파악했는데 거짓말이었다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20.02.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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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5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5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신천지 신도 진술에 의존한 동선 파악에 큰 허점이 발견됐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6일 "확진환자의 거짓 진술로 뒤늦게 밝혀진 정보이지만 주민 알권리 차원은 물론, 서대문구에서의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타 시군구에서 동일한 허점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고, 관공서를 드나드는 영업사원에 대한 경계를 촉구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적극 공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구청장은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에 역학조사 권한이 없어 동선 공개가 지체되고 있는 것이 매우 아쉽다"며 "역학조사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해 각 지자체에서 세부 사항을 파악하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당초 이달 19일 서대문구 가좌보건지소와 북가좌1동주민센터(수색로 100-55)를 방문한 것으로 발표된 코로나19 111번 확진환자가 이곳 방문에 앞서 같은 날 서대문구 내 3곳의 동주민센터를 더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방문 기관으로 확인된 곳은 북가좌2동, 남가좌2동, 홍은2동주민센터 등 3곳이다.

111번 확진환자는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로 가좌보건지소와 북가좌1동주민센터 방문 다음 날인 이달 20일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 방문을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21일 실시된 서울시 역학조사에서 신용카드 영업을 위해 가좌보건지소와 북가좌1동주민센터만을 방문, 이곳 직원들과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서대문구는 이에 따라 22일과 23일 이틀간 이 두 기관을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으며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직원들을 3월 4일까지 자가격리 조치했다.

서대문구는 111번 확진환자가 신용카드 영업을 위해 다른 곳을 추가로 방문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모든 동주민센터로부터 당일 북가좌1동에서와 같은 카드 영업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또, 이동 거리에 따른 예상 시간과 환자의 인상착의 등을 바탕으로 각 동주민센터 CCTV를 면밀히 분석해 이 환자의 동선을 추가로 밝혀냈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구는 확진환자의 한 일행으로부터 환자의 최초 진술이 거짓이었음을 확인했다.

서대문구는 가좌보건지소와 북가좌1동주민센터에 대한 방역소독 시 관내 모든 동주민센터에 대한 방역 소독을 함께 진행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후 북가좌2동, 남가좌2동, 홍은2동주민센터에 대한 추가 소독을 실시했다.

접촉 후 6일이 지난 현재까지 3곳 동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이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서울시 역학조사에 따라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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