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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부활, 이제 MBC가 보여줘야 할 때!

조성경(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0.02.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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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사진제공=MBC




시청률 20%를 뛰어넘는 드라마들이 속속 탄생하며 들썩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상파 드라마들의 부활이 업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지난해 조금씩 기운을 되찾은 지상파 미니시리즈들이 다시금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지난해 ‘열혈사제’로 저력을 알린 SBS는 최근에는 ‘스토브리그’와 ‘낭만닥터 김사부2’의 연이은 흥행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KBS 역시 지난해 상반기 ‘왜 그래 풍상씨’에 이어 하반기를 풍미한 ‘동백꽃 필 무렵’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그 여세를 몰아 지상파 3사가 다시 드라마에 힘을 주려 하고 있다. 잠정 중단이라며 접었던 월화 미니시리즈를 일제히 재편성하는 게 단적인 예다.

한동안 침체됐던 지상파 미니시리즈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니까 업계 관계자들도 반색하고 있다. 한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주변에서 드라마가 재미없어서 안 본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하니까 같은 업계에 일하는 사람들도 힘이 빠졌다. 꼭 우리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아니어도 두루두루 잘 되어서 전체적으로 업계에 활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다시 지상파가 살아나는 분위기여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상파 드라마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들도 이어진다.



사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드라마가 홍수처럼 쏟아지면서 지상파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영향력이 약해졌다. MBC가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어를 달 만큼 위세를 떨치고 평일 밤 10시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간대는 편성하기만 하면 무조건 광고가 완판될 정도로 난공불락이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다. 케이블 드라마들은 언감생심 경쟁이라는 말을 꺼내지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 tvN이나 JTBC 드라마들이 공격적인 모습으로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결국 지상파 3사 모두 경쟁력 저하를 인정하고 공고했던 평일 미니시리즈 블록을 스스로 포기했던 것인데, 심기일전한 모습으로 다시 월화극을 선보이기로 해 또다시 이목이 쏠리게 됐다. 지난해 말 ‘V.I.P’로 월화극 재개에 성공한 SBS는 지난 25일 화려하게 종영한 ‘낭만닥터 김사부2’를 뒤이을 월화극 주자로 ‘아무도 모른다’를 오는 3월 2일부터 내놓는다. SBS가 월화극 상승세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라면, MBC와 KBS는 오랜만에 다시 월화극을 가동하는 것이라 성공 여부에 촉각을 세우게 된다.

그저 기대감뿐이라고 하기에는 우려의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어서도 그렇다. 자칫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또다시 월화극 편성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하게 될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MBC의 미니시리즈 시간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MBC 새 월화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주인공 남지현(위)와 이준혁. 사진제공=MBCMBC 새 월화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주인공 남지현(위)와 이준혁. 사진제공=MBC
MBC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사람들의 시청패턴이 달라졌다며 지난해 5월 평일 미니시리즈 블록을 밤 9시 시간대에 편성하는 강수를 뒀다. 그 첫 드라마로 대세 정해인을 앞세운 ‘봄밤’을 출격, “미니시리즈=밤 10시”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격적인 시도에 비해 그 성과는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지상파들이 히트작을 내놓는 동안 MBC는 그만한 인기작을 만들지 못한 점도 밤 9시 시간대에 대한 의견을 분분하게 한다. 최근 MBC 신임 사장 후보 면접에서도 9시 미니시리즈 편성전략과 관련한 지적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MBC는 밤 9시 시간대를 고수하며 최근 3월 개편 소식을 알렸다. 6개월만에 되살린 월화극 라인업의 스타트를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 끊고, 5월에는 송승헌 주연의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예고했다. 수목극은 지난해 ‘MBC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김동욱을 기용한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힘을 준다.

곧바로 밤 9시 시간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불거졌다.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저녁 시간대가 예전보다 자유로워진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밤 9시는 미니시리즈를 보기엔 시간이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MBC가 최근 히트작이 없었던 건 밤 9시에 편성했기 때문일까. 편성시간대가 시청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다고 시간대가 히트작의 유무를 좌우할 만한 요소일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MBC 미니시리즈 성패의 관건은 편성 시간대가 아니라 콘텐츠 자체에 있다는 점일 것이다.

케이블과 종편들이 한창 공격적으로 세를 키우는 동안 MBC는 파업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 MBC 관계자 중에는 그 시련의 시기가 MBC의 향후 몇 년을 또 힘들게 할 것이라고 예견한 사람들이 있었다. 실제로 MBC는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고, 이제야 프로그램들이 하나둘 빛을 보고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과 ‘놀면 뭐하니’ 등 예능들이 차례차례 자리를 잡았다. 남은 과제는 ‘드라마왕국’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미니시리즈를 선보이는 것이다.


지상파 외에도 최근 tvN ‘사랑의 불시착’이 21%를 기록, ‘도깨비’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tvN의 역사를 새로 썼다. 안방극장 전반에 활력이 넘친다. 이제는 MBC가 보여줄 때다. MBC 미니시리즈의 부활이 기다려진다.

조성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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