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 실제주인공 캐서린 존슨, 우주 별이 되다…향년 101세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2.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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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캐서린 존슨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사진=NASA영화 '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캐서린 존슨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사진=NASA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숨겨진 인물들)’의 실제 주인공이자 미국 최초 유인 우주비행, 유인 달 탐사 성공에 기여한 수학자 캐서린 존슨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우리의 영웅인 존슨의 용기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없었다면 도달할 수 없었던 이정표도 잊지 않겠다”며 존슨의 별세를 알렸다.



존슨은 1960년대 NASA의 우주개발 초창기를 이끈 선구자 중 한 명이다.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웨스트버지니아대학 대학원에 입학해 수학을 전공했고, 이후 NASA에서 일하며 발사체의 궤도를 계산하는 등 천부적 재능을 발휘했다.

존슨은 미국 첫 유인 우주 비행계획인 ‘머큐리 프로젝트’와 인류 최초 달 착륙을 시도한 ‘아폴로 프로젝트’ 등에 연이어 참여하면서 로켓의 발사 궤적, 달 착륙선의 착륙 궤도 등을 정밀 계산해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었다. 당시 컴퓨터의 기술력으로는 복잡한 계산이 불가능했던 탓에 복잡한 항공 우주 관련 계산은 인간 계산원의 수작업에 의존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존슨을 가리켜 “가장 훌륭한 컴퓨터”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고 온 우주비행사 존 글렌 전 상원의원도 당시 우주선 궤도를 계산했던 컴퓨터(모델명: IBM 7090)을 신뢰하지 못해 “존슨에게 숫자를 체크하게 하라”고 했고, 이 일화는 영화 ‘히든 피겨스’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존슨은 우주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시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인 ‘자유의 메달’을 수상했다. 또 미 의회는 지난해 제정한 ‘히든 피겨스법’에 따라 의회 최고 훈장인 ‘골드메달’을 그에게 수여했다.

NASA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 영웅 캐서린 존슨의 죽음을 애도했다/사진=NASANASA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 영웅 캐서린 존슨의 죽음을 애도했다/사진=NASA
존슨은 이처럼 미국 우주 개발에 큰 공을 세웠지만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적잖은 차별을 받고 견뎌야만 했다.


하지만 존슨은 늘 겸손했다. 존슨의 생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내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거나 “내가 열등하다는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뛰어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신을 항상 낮췄다.

존슨은 NASA에서 재직한 33년(1953~1986년)간 24편 이상의 논문을 남겼다. 그는 “단 하루도 출근하는 게 흥분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 제임스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그의 별세 사실을 알리며 “존슨은 나사의 수학자이자 모든 인종이 평등을 누리도록 이끈 개척자였다”며 “NASA에서 가장 영감 어린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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