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동센터 운영 중단에…소외계층 아이들 어쩌나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0.02.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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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이지혜 디자인 기자/삽화=이지혜 디자인 기자


# 대구에 사는 이연우양(10·가명)은 맞벌이 가정이어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 아버지는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어머니는 오전 9시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한다. 이양은 평소 지역아동센터에서 끼니 등을 해결했지만 코로나19 발병 이후 3살 어린 동생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지민욱군(9·가명)도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의 자녀로, 부모가 모두 밤 늦게까지 일을 한다. 학교에서 급식이 지원되지 않으면 지역아동센터에서 밥을 챙겨 먹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구에서 식품 사재기로 식료품 가격이 폭등해 결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몰린 대구에서 소외계층 아동들이 갈 곳을 잃었다. 대구 동구 지역아동센터가 잠정 운영을 중단하면서다.

26일 아동옹호대표 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대구 동구 지역아동센터는 모두 25개소로 아동 650여명이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한부모 가정의 자녀 등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식사와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지역아동센터 지원을 받는 아동은 대부분 혼자 또는 형제자매와 지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장 결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스크 등 위생용품 지원도 부족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지난 24일 1차로 '함께 나누는 한끼' 박스 650개를 지원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라면, 컵밥 등 식품으로 구성해 지역아동센터 공백에 따른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행정복지센터에서 결식을 우려해 급식카드를 신청하면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고 있어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또 위상용품과 생필품 가격이 폭등해 저소득층 가정 아동들의 코로나19 감염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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