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허리' 중견기업, 2024년까지 6000개 만든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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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 주요 목표./자료=산업통상자원부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 주요 목표./자료=산업통상자원부


산업 생태계의 '허리'를 튼튼히 만들기 위해 중견기업에 대한 R&D(연구개발)·인력·금융·수출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이 이뤄진다.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지역대표 중견기업 등 산업·지역경쟁력의 주축이 될 중견기업을 육성하고,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하는 성장 걸림돌 규제는 전수조사를 통해 뿌리 뽑는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중견기업 수를 6000개로, 수출액을 1200억달러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4)'을 발표했다. 중견기업법에 따라 수립하는 5년 단위 법정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제1회 중견기업 정책위원회'에서 서면으로 의결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를 고려한 조치다.



소부장 생태계 중심 '중견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일 오후 충남 공주시 화학 소재 전문기업인 솔브레인 공장을 찾아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1.2/사진=뉴스1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일 오후 충남 공주시 화학 소재 전문기업인 솔브레인 공장을 찾아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1.2/사진=뉴스1
2차 계획의 초점은 '산업 정책'에 맞춰졌다. 지난 1차 계획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는 데 집중돼, 이미 중견기업으로 진입한 기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2차 계획에서 중견기업의 산업·지역 내 역할을 재조명하고, 다양한 성장단계와 특성별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소재·부품·장비 분야 50개 이상의 유망 중견기업을 발굴해 세계적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소부장 경쟁력 강화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100대 소부장 글로벌 명장기업' 사업과 연계해 R&D, 투자펀드, 세제 혜택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조 중견기업 1053개사 중 소부장 기업은 902개로 82%에 달한다.

지역대표 중견기업은 25년까지 100개 선정해 협력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R&D, 수출 등을 지원한다. 신남방·신북방 등 신시장 진출 과정에선 무역보험을 포함한 수출금융, 컨설팅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후보→초기→중규모…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팔래스강남호텔 체리룸에서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을 비롯한 중견련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1.15/사진=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팔래스강남호텔 체리룸에서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을 비롯한 중견련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1.15/사진=뉴스1

후보기업, 초기기업, 중규모기업 등 중견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도 시작된다. 혁신역량이 부족한 초기 중견기업에겐 기술력, 우수인재 확보를 돕는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월드클래스+ 사업을 통해 기업당 최대 30억원의 R&D 자금을 지원하고, 중견기업 우수기술연구소 100개를 육성한다. 상반기 독일 현지에 문을 열 '한-독 소재·부품 기술협력센터'를 통해 개방형 기술협력도 유도한다. 10개 대학에 중견 취업형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등 인력 양성에도 힘쓴다.

초기 이후 중견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신사업과 사업재편 지원을 강화한다. 신사업 발굴부터 사업화 전략 수립까지 전단계를 지원하는 이른바 '등대(Light house)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전환지원센터를 설치해 신산업 진출과 사업재편을 돕고, R&D나 금융 등 추가 지원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2024년까지 글로벌 강소기업 1000개를 선정해 지원하고, 지역 우수 중소기업 대상으로 R&D,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중견기업 후보군을 만드는 정책도 병행한다.

중견기업이 느끼는 금융 애로도 최대한 줄여준다. 총 40조원 규모 혁신기업 종합금융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출한도 상향,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애로해소위원회를 만들어 기업의 어려움을 논의할 수 있는 창구도 운영한다. 중견기업이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혁신기술 보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 '중견성장펀드'와 제조 중견기업 R&D 대상 6000억원 목표 '제조업 R&D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중견기업 '성장걸림돌' 법령 전수조사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05. /사진=뉴시스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중견기업 CEO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05. /사진=뉴시스
마지막으로 중견기업들이 부딪히는 성장 걸림돌은 최대한 뿌리뽑는다. 중견기업의 성장에 부담이 되는 제도가 있는지 현행 법령을 전수조사해 연내 '성장걸림돌 개선 로드맵'을 마련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면서 기존에 받던 세제 혜택은 사라지고,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아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 중견기업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2014년 제정된 현행 중견기업법은 한시법으로 2024년 7월 일몰 예정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혁신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중견기업이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실현과 국가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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