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주식·대체투자 부문, 투자자 미팅 올스톱에 비상
특히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까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실적 기대감이 꺾인 데다 주가마저 폭락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서도 부정적 상황에 놓인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의 상황이 위태롭다. 상대적으로 DCM(채권자본시장) 부문은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또 "외부 미팅을 전면 금지한 자산운용사 등 기관도 속출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확진자가 내부에 발생하면 회사 전체를 폐쇄하는 등 영업이 전부 중단되는 상황이라 대외 접촉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IB(투자은행) 담당 임원은 "특히 대체투자 쪽 투자를 다수 집행했던 증권사는 현재 비상 상황"이라며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를 위해서는 해외 투자자들과의 접촉이 필수인데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출장은 커녕 대외 접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산유동화를 계획 중인 기업들도 발목이 잡혔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량기업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
그나마 DCM 쪽은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주식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는 채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는 데다 저금리 상황이 좀 더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한 덕에 채권시장이 더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양호한 기업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이 다수 모이면 당초 계획 대비 더 많은 금액을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DCM 담당 임원은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한 기업은 금리 상황이 좋거나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많이 몰릴 경우 증액발행을 하곤 했다"며 "현재처럼 우량 기업이라면 DCM 쪽 자금조달에서는 큰 우려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BBB 등급 이하의 낮은 등급을 가진 기업이라면 상황이 다르다"며 "기업 실적 전망이 여전히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 영향까지 받게 되면서 투자자 관심을 못 받고 있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0년 1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 자료에 따르면 1월 공모를 통한 총 발행 실적은 총 4건에 477억원으로 전년 동월(7건, 2460억원) 대비 80.6%, 전월(22건, 7211억원) 대비 93.4% 급감했다. 올해 설날 명절이 1월 하순이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2월 초에 설날 명절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규모가 급감한 것이다. 올 1월 회사채 공모 발행은 11조1579억원으로 전년 동월(13조3139억원)에 비해 16.2% 감소했으나 전월(8조7382억원)에 비해서는 27.7%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월말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라 숫자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주식 발행은 줄고 회사채 발행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이 1월에 이어 계속되는 모습"이라며 "3월 결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무제표를 확정하는,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활발하지는 않은 시기라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