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AFP
지난 24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은 브리핑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에서 갑자기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어난 것은 깊이 우려된다"며 "이같은 증가가 유행병이 이제 대유행이 된 것을 의미하는지를 놓고 여러 추측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해명과는 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유행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한국, 이란 등 중국과 떨어진 곳에서 최근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엑스터대학의 바랏 판카니아 의과대학 박사는 "우리는 이제 이것을 명실상부 대유행으로 간주한다"며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 WHO가 이 용어를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것은 오직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에딘버러 대학의 마크 울하우스 감염 전염병학 교수 역시 "대유행은 (질병이) 세계 여러지역에서 통제 불능으로 퍼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서 대규모 발병 사례까지 나왔다"며 "이런 발병을 억제치 못한다면 코로나19는 대유행 기준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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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한 달 이상 중국을 무능력하게 만들었던 이 바이러스는 이제 전세계 모든 곳을 감염시킬 수 있는 대유행이 될 것이라고 위협한다"며 "아시아, 유럽, 북미 증시는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WHO가 정의하는 대유행이란 바이러스가 △새롭고, △사람들을 쉽게 감염시킬 수 있으며 △인간 대 인간 감염이 쉽고 지속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는 상황을 뜻한다.
최근의 대유행 사례는 2009년 전세계를 휩쓴 '신종 인플루엔자 A(약칭 신종플루)'로 당시 전세계에서 28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WHO는 "비상사태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일주일 만에 비상사태를 선언해 '뒷북' 논란이 일었다. 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달 초만 하더라도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발병은 최소한적이고 느리다"며 중국의 억제 정책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의 대유행 선언을 두고 WHO 내부에서조차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일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자리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아직 대유행 선포는 이르다"면서도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 각국이 모든 것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