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 질린 코스피…안전자산 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김태현 기자, 한정수 기자 2020.02.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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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4% 가까이 급락하면서 2080선이 무너졌다. 2018년 10월 악몽과도 같았던 하락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증시에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공포가 가득하다. 질병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외국인 엑소더스(탈출)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도 위험자산에서 등을 돌리고 안전자산으로 몰려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83.80포인트(3.87%) 떨어진 2079.04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208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5일 이후 약 3개월 만이지만 기울기가 가파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2200선을 웃돌던 코스피 지수는 불과 사흘 만에 2080선을 내줬다. 이날 낙폭은 지난 2018년 10월11일(-4.44%) 이후 최대다.



코스닥 지수도 28.70포인트(4.30%) 떨어진 639.29에 마감했다. 사이드카가 발동한 지난해 8월 5일(-7.46%) 이후 6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이다.

코로나19 공포가 시장의 최대 악재다. 특히 주말 사이 확진자 수가 3배 급증하면서 세계의 눈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다. 원화 가치도 추락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99.77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21일 99.18로 다소 하락해 마감했는데, 원화 가치가 더 빠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원 오른 1220.2원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 9월 수준(1200원)을 돌파했다.



투자자들은 증시 탈출에 바쁘다. 특히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엑소더스가 현실화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 코스피 시장에서 787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078억원, 1932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이탈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금은 역대 최고가를 썼고, 채권 금리는 연중 최저치를 새로 쓰면서 채권가격이 치솟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금값은 1g 당 3.09% 오른 6만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14년 KRX금시장이 개장한 이후 역대 최고가다. 지난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급등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크게 하락(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2bp(0.042%) 하락한 1.14%(업뎃 예정에 마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1.25%)를 밑돈다. 오는 27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 펀드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의 주간 설정액은 4074억원 증가했다.

최진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일본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급부상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어떤 유동성 정책을 펼 것이냐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기조가 지속될 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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