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안전하지 않다, 확진자 원천봉쇄"…현대·기아차 '초비상'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20.02.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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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생산 재개했지만 '코로나 셧다운' 막으려 안간힘, 본사는 채용면접도 미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2공장문으로 퇴근하는 오전 출근조 근로자들과 납품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스1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2공장문으로 퇴근하는 오전 출근조 근로자들과 납품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스1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주부터 중국산 부품 재고난으로 멈췄던 대부분의 공장을 재가동한 가운데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생산라인 가동이 또다시 중단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부족으로 각 공장별로 3~10일까지 생산중단을 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이 다시 셧다운(일시정지) 되는 사태는 막겠다는 의지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대응 태세를 격상하고, 본사에 외부인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신입사원 채용 면접까지 연기한 상태다.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 극복하자마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2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이날 상용차(버스·트럭)를 만드는 전주공장을 제외한 전 공장이 생산라인을 가동한 상태다. 지난 21일만 해도 현대차 (249,500원 ▼500 -0.20%) 울산2공장과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소하리·광주3공장이 여전히 부품난으로 생산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젠 생산라인을 모두 돌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초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을 겪으며 라인을 멈춰야 했다. 이 부품의 중국 수입 비중은 87%(지난해 기준)에 달해 일부 공장은 열흘 넘게 휴업해야 했다.

다행히 지난주부터 40개에 달하는 중국 내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이 다시 부품 생산에 나서 현대·기아차도 '부품난 악재'는 털어내는 모습이다.

채용 면접은 연기, 노조는 대책위 구성…'비상'
지난 10일 현대차가 공지한 채용 면접 제한적 운영 안내. 24일부로 채용 면접은 연기됐다. /사진=현대차 채용 홈페이지 캡처지난 10일 현대차가 공지한 채용 면접 제한적 운영 안내. 24일부로 채용 면접은 연기됐다. /사진=현대차 채용 홈페이지 캡처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이제 코로나19 확진자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위기에 처했다. 울산은 이전까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었지만 최근 확진자가 나오면서 그만큼 직원 감염 확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때문에 위기 대응 수준을 크게 높였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단순히 열화상 카메라로 감지를 한 뒤 소독제를 지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특히 전 직원 상시 문자 안내 시스템과 대구·경북 관계업체 방문 자제, 확진자 발생 지역 협력업체 직원 및 가족 접촉 금지 같은 조치가 더해졌다.

서울 양재동 본사도 외부인 출입 제한을 더 엄격하게 시행하는 한편 아예 신입사원 채용 면접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일정을 뒤로 미뤘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 상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21일 경주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40대 확진자가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 직원으로 알려져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최근 방문한 현대차 직원들은 자가 격리에 들어가 본사나 공장에 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따라 최근 경주 출장을 다녀온 현대차 직원 6명이 자가 격리 상태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해 별도로 대책위원회도 구성한다. 노조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노조 지부장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예방 대책을 사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1명의 조합원만 감염되도 전 공장이 멈춰설 수 있어 확진자가 공장에서 일하는 것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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