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내 시위 '격리 한국인 우리 지역 오지마'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2.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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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시설에 200여명 격리 검토…시위 나선 인근지역 이스라엘 시민들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한 하르길로의 시위 모습.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기사 캡쳐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한 하르길로의 시위 모습.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기사 캡쳐


이스라엘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한국인 관광객을 예루살렘 인근 군사기지에 격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스라엘 시민들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예루살렘 남부 외곽에 위치한 하르길로 정착촌 주민들은 도로를 봉쇄하고 타이어를 태우면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 지역이 한국인 격리시설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이스라엘 와이넷(Ynet) 뉴스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보건부와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는 웨스트뱅크 유대인 거주지에 있는 한 군사시설에 한국인 200여명을 격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하르길로의 주민들은 "우리 공동체가 아닌 코로나바이러스를 격리하라"며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하르길로가 예루살렘과 가까이 있는 것을 언급하며 "이 병이 더 확산될수록 예루살렘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하르길로 주민들은 이 같은 지역내 한국인 격리 계획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고등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와이넷뉴스는 "하르길로 격리 계획은 이스라엘 내 모든 한국인을 즉각 추방할 수는 없어 그 대안으로 제안된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또 다른 현지언론 채널12뉴스는 출처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은 채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에 있는 모든 한국인을 즉시 국외로 추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입국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지난 22일에는 대한항공 KE957편으로 텔아비브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명이 입국금지를 당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한국인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 직후 이뤄졌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온 70여 명 가운데 2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한국인 성지순례단이 방문했던 장소를 전부 공개하고 이들과 접촉했던 학생과 교사 등 200여명을 격리했다.


현재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탑승했다가 지난 21일 귀국한 환자 2명이다. 이스라엘은 중국(2월 2일), 싱가포르·태국·홍콩·마카오(2월 18일), 일본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조치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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